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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 고객 중심으로 재검토하라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이 4월부터 보너스 항공권 공제 마일리지를 조정하기로 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그동안 4개 지역으로 나눠 적용하던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운항 거리별로 세분화한다. 거리가 먼 항공권을 구매할수록 마일리지를 더 많이 차감하기로 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개편”이라지만 개악(改惡)이나 다름없다. 고객 중심으로 개편해야 마땅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유럽이나 미국 등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려고 마일리지를 모은다. 일본이나 동남아를 갈 때는 가격이 더 저렴하고 시간대가 다양한 저가 항공사들을 이용하는 게 낫다. 굳이 마일리지를 사용할 필요성이 적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 개편은 고객 요구와는 정반대다. 개편 전 7만 마일이면 됐던 인천~뉴욕(왕복) 구간 이코노미석은 앞으로 9만 마일이 필요하다. 같은 구간 이코노미석을 산 뒤 프레스티지석으로 등급을 높이려면 8만 마일이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12만5000만 마일이 있어야 한다. 코로나 3년 동안 쌓은 마일리지로 올여름 미국·유럽 여행을 꿈꿨던 소비자들은 당황스럽다.

대한항공은 대신 중국·일본 등 단거리 노선은 마일리지 차감을 줄인다고 했다. 고객 입장에선 실효성이 적다. 마일리지 사용처가 늘어난 것도 별 도움이 안 된다. 항공권 구매 외 마일리지를 사용할 경우 마일리지당 가치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커피 쿠폰이나 책을 살 때 1마일리지의 가치는 제도 개편 전 인천~뉴욕 일등석을 마일리지로 발권했을 때의 가치보다 10배 넘게 떨어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고객들이 애써 쌓은 마일리지의 가치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이유다.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줄어든다면 누가 힘들게 마일리지를 모으겠는가. 대한항공은 이제라도 마일리지 사용 기준에 대한 합리적 검토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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