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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0억 클럽’ 부실 수사 계속되면 특검 도입 불가피하다

정의당 이정미 당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제28차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이 뇌물이 아니라는 지난주 법원의 1심 판결 이후 국민적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 출신인 홍준표 대구시장마저도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봐주기 수사인지, 무능인지 아니면 판사의 봐주기 판결인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이러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말도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국민의힘 내부와 대통령실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은 심상치 않다. 재판 결과가 국민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는 방증일 게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뒤집을 수 있다며 뇌물 혐의 공소 유지를 위해 추가 인력을 투입했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곽 전 의원을 비롯해 법조계 등의 유력 인사들이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50억원을 받거나 약속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게 2021년 9월인데 검찰의 수사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지지부진했다. 지금까지 재판에 넘겨진 이는 곽 전 의원이 유일하고 그나마 증거 확보와 법리 적용 부실로 인해 1심에서 혐의 입증에 실패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50억 클럽’으로 거론된 다른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시작도 안 한 상태다. 진상을 규명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의혹이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된다.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밝히고 연루된 자는 엄단해 법조계 등의 부패 카르텔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검찰은 분발해야 한다. 두 번의 기회는 없다는 각오로 ‘50억 클럽’ 의혹 규명에 매진해야 한다. 곽 전 의원 사건 항소심에서 뇌물 혐의를 입증할 수 있도록 증거를 보강하고 다른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야 한다. 야당이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검찰이 지금까지의 소극적 자세를 버리지 않는다면 특검에 수사를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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