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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윌스토어 2035년까지 100곳으로 늘려… 더 많은 발달장애인 자립 기반 마련할 것”

[인터뷰] 설립 30주년 맞은 밀알복지재단 정형석 상임대표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밀알복지재단에서 만난 정형석 상임대표. 그는 “재단이 지금처럼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진정성에 공감한 많은 후원자 덕분”이라고 말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이 남자가 밀알복지재단의 전신인 한국밀알선교단에 입사한 연도는 그의 나이 스물여섯 살이던 1983년이었다. 총신대 재학 시절부터 선교단 활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곤 했지만 이곳이 자신의 ‘직장’이 될 것이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대학 동기인 친구(이재서 총신대 총장)가 함께 이 단체에서 일해 보자고 제안하더군요. 고민 끝에 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어요. 왠지 이 일을 하면 평생 가난하게 살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왜 네 맘대로 결정하느냐. 하나님께 기도부터 해봐야지.’ 그래서 계속 기도를 했어요. 결국 이 일을 하면 하나님이 제 인생의 모든 걸 책임져주실 거란 믿음이 생겼어요.”

그렇게 선교단에서의 삶이 시작됐다. 선교단은 93년 밀알복지재단으로 거듭났고, 남자는 현재 재단을 이끄는 수장이 됐다. 바로 정형석(66)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다.

최근 서울 강남구 밀알복지재단에서 만난 정 상임대표는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은 재단의 역사를 자세히 들려줬다. 그는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한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한국밀알선교단에 입사한 40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이 일을 하게 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 상임대표가 밀알복지재단 30년 역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첫손에 꼽은 ‘사건’은 특수학교인 밀알학교 설립이었다. 당시 재단은 남서울은혜교회가 내놓은 후원금으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1만560㎡(약 3200평) 부지를 마련하고 교육청으로부터 학교설립 허가까지 받았지만 구청에서 번번이 건축허가를 반려하곤 했다.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어요. 저희는 공사방해 중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맞섰죠. 결국 법원이 저희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시 학교 설립이 확정되자 국민일보는 1면에 이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어요. 현재 밀알학교는 국내 최고의 특수학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중엔 밀알학교 진학을 서울대에 입학한 것처럼 여기는 이도 있어요.”

밀알학교가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에게 서울대에 맞먹는 위상을 지닌다면,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굿윌스토어는 ‘발달장애인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직장이다. 중고물품을 파는 굿윌스토어는 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으로 2011년 5월 만들어졌다. 현재 전국 각지에 18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밀알복지재단은 2035년까지 매장을 100곳으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정 상임대표는 “매장이 100곳으로 늘어난다는 말은 국내 곳곳에 굿윌스토어가 입점한다는 의미”라며 “그렇게 되면 많은 발달장애인이 자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밀알복지재단은 설립 30주년을 맞아 올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벌일 예정이다. 재단의 초대 이사장인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재산 기부로 조성되기 시작한 장애인권익기금의 규모를 100억원으로 확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 상임대표는 “밀알복지재단이 하나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기관, 장애인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단체로 꾸준히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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