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은하 저편 어딘가… 밤하늘 경이로운 우주를 담다

천체 사진 촬영기

입력 : 2023-01-31 19:50/수정 : 2023-01-31 22:02
M31의 모습. 안드로메다 별자리에 위치해 안드로메다 은하라 이름을 지었다. 우리 은하에서 25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최초로 발견된 외부은하여서 인지도가 가장 높다. 지난해 10월 29일 강원도 화천군 조경철천문대 근처에서 촬영했다. 육안으로도 볼 수 있지만 밝지는 않다. 적도의를 이용해 30초씩 150장을 찍어 DSS(딥스카이스택커) 프로그램으로 합쳤다. DSS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은하의 구름 부분이 더 선명하게 나온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성능을 가진 우주 망원경 제임스웹이 발사된 지도 1년이 넘었다. 약 13조원을 들여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제2라그랑주점’(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일치하는 점)에 도착한 제임스웹은 화려하고 선명한 우주 사진으로 그 가치를 증명했다. 그동안 공개된 사진엔 초기 은하의 모습이나 ‘별의 요람’으로 잘 알려진 용골자리 성운 등 우주의 경이로운 모습이 담겼다. 이처럼 우주에 숨겨진 아름다운 모습을 지구에서 담는 천체사진가 이성모(28)씨의 도움을 받아 밤하늘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봤다.

쌍둥이자리 유성우의 극대기였던 지난해 12월 14일 천체사진가 이성모씨의 인제군 상남면 외할머니집 근처에서 담은 유성우의 모습.

어릴 때부터 별에 관심이 많았던 이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카메라를 구입해 별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외할머니집에 가면 깜깜한 밤에 쏟아지는 별들이 좋았다. 별을 찍는 게 재미있던 이씨는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엄마를 졸라 외할머니집을 찾아갔다. 도시의 빛을 피해 사진을 담던 그 시절, 이씨는 쌍둥이자리를 좋아했다. 이씨가 쌍둥이인 데다 별 사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유성우가 유명하기 때문이다. 쌍둥이자리에서 떨어지는 유성우를 찍은 사진으로 한국천문연구원이 주최한 천체사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씨와 함께 유성우로 시작해 안드로메다 성운, C/2022 E3(ZTF)혜성 등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밤하늘의 깊은 모습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한 모습. 별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적도의를 이용하면 오랜 시간 별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천체사진은 적도의의 성능에 따라 색감과 세부적 디테일이 달라진다. 적도의는 북극성을 극축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맨 처음 북극성의 위치부터 찾아야 한다. 북극성은 카시오페이아 자리와 큰곰자리 사이에 있다.

카메라로 별을 촬영하면 보통 오랜 시간 노출을 주기 때문에 주변의 빛에 민감하다. 밤하늘을 비추는 달빛도 별을 찍는 데 방해가 돼 그믐이나 월몰 후 시간을 노려 촬영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골 산속에 있는 외할머니집은 별을 담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다만 서울양양고속도로가 2017년 개통한 뒤로는 새벽에 지나가는 차량 때문에 예전만큼 어둡진 않다고 한다.

적도의 위에 올린 카메라로 바라본 동틀 녘 서쪽 하늘에 많은 인공위성이 햇빛을 반사하며 이동하고 있다. 인공위성의 수는 점점 더 많아져 별 관측에 큰 방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촬영했다.

빛 공해만큼이나 사진 촬영에 영향을 주는 건 하늘에 떠다니는 인공위성이다. 이런 위성들은 깜깜한 밤하늘에 햇빛을 반사해 별을 관측하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방해한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은 8000여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스페이스X가 군집위성 4만4000개를 쏘아 올릴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약 40만개의 저궤도 위성 발사가 승인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씨는 “예전엔 어느 정도의 인공위성은 후보정으로 지울 수 있었지만, 요즘은 지울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고 한다”며 “2030년이면 지상에서 천체관측이 어려울 정도로 인공위성이 늘어난다고 한다. 국제적인 규제 방안이 조속히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글=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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