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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 이슈에… 그린벨트 해제 쉽지않을 듯

[오락가락 그린벨트]
“농지 확보” “개발 불가피” 대립
우크라 사태로 농지 중요성 높아져


대도시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대부분은 보존 가치가 높은 1·2등급으로 분류된다. 예외 규정에 따라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치면 1·2등급 지역도 해제가 가능하지만, 식량 안보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최근 상황은 변수다. 지방자치단체가 아무리 그린벨트 지역 해제를 원한다고 해도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18일 국토교통부가 외부에 처음 공개한 그린벨트 환경평가등급 현황에 따르면 특·광역시 등 전국 대도시권에서 그린벨트 1·2급 지역은 80%를 차지한다. 이 중 부산권이 91%로 가장 많고 창원권(88%), 대구권(87%), 울산권(82%) 등 순서로 1·2등급 비중이 높다. 그린벨트 내 토지는 표고·경사도·농업적성도·임업적성도·식물상·수질 등을 평가해 총 5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보존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린벨트는 원칙적으로 1·2등급지는 해제할 수 없다. 다만 1·2등급이어도 농식품부와 협의된 경우나 국방군사시설이 확인된 경우 등에는 해제가 가능하다. 실제 경기도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과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 발표 때 1·2등급 그린벨트 지역이 대거 포함됐다. 당시 국토부는 해당 지역이 대부분 비닐하우스 설치 등으로 훼손돼 환경적 보존 가치가 낮은 지역에 해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농식품부는 농업적성도 협의에서 그린벨트 해제에 협조적인 편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거치며 식량 안보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면서 보다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부터 기후 변화와 공급망 혼란으로 식량 가격은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식량안보 문제는 일시적 충격이 아닌 상시화된 구조적 위기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농지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농식품부도 그린벨트 해제에 제동을 걸 공산이 크다.

예를 들면 부산 낙동강 주변의 평야가 대규모 농지인데, 부산은 개발하기 용이한 땅으로 보는 반면 농식품부는 농지로 보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1·2등급지를 무작정 다 해제하면 농지 확보에 비상 걸린다는 정부 의견과 그린벨트를 풀어 개발에 돌입해야 한다는 지자체 의견이 상충하는 셈이다. 당초 그린벨트가 지정될 때도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농지보전책의 방안이 고려됐다. 지자체가 원한다 해도 당장 농업적성 등을 고려한 등급 해제 기준을 바꾸긴 어려울 전망이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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