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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명 위한 노웅래 방탄… ‘더불어방탄당’ 되려 하나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8일 국회에서 부결됐다. 재석 271명 중 16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찬성표가 예상됐고 정의당도 찬성 방침을 밝힌 터라 압도적 반대표는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서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반대표 수는 민주당 의석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로써 21대 국회 들어 정정순 이상직 정찬민 의원 체포동의안이 모두 가결됐던 흐름을 깨고 첫 ‘방탄’ 사례가 만들어졌다.

노 의원은 이미 구속기소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뇌물을 준 사업가로부터 약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돈과 함께 받았다는 청탁 내역이 구체적이고, 자택에서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 현금 3억원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노 의원의 금품수수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파일이 증거로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 하는 노 의원 음성과 함께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담겨 있다고 했다. 이런 증거에도 꺾이지 않는 방탄 의지를 민주당 의원들은 갖고 있었다.

민주당의 당초 기류는 체포동의안 찬성 쪽이었다. 결국 부결로 선회한 내막은 자신들의 정치적 안위를 위해 공정과 법치를 내던지는 과정이나 다름 없었다.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한다. ①이재명 방탄 준비. 여러 사건에 연루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것에 대비해 미리 부결 선례를 만들어놓은 거라는 분석이 많다. ‘이재명 방탄’을 위해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노웅래 방탄’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②뇌물 수사 차단. 이 전 부총장 사건은 다른 의원들에게로 확대될 여지가 커서 수사 동력을 꺾으려 했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이는 수사의 불똥이 튈까봐 다 같이 특권 뒤에 숨었다는 말이 된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국회의원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 폐지를 공약했다. 그런 이가 대표인 당에서 폐지하겠다던 특권을 오히려 적극 활용해 비리 혐의 의원을 감싸며 사법 절차를 가로막았다. 국민을 대놓고 우롱한 셈이다. 선거철만 되면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떠들던 말은 다 허언이었다. 비리 의원을 비호하는 악법, 법 앞의 평등을 해치는 폐습이란 비판에도 불체포특권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이렇게 써먹으려는 의원이 저렇게 많기 때문이다. 그들이 바꾸지 않는다면 국민이 나서서 바꾸게 해야 한다. 이런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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