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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치졸하기 짝이 없는 민주당의 검사 좌표찍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5일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 16명의 실명과 사진이 담긴 웹자보를 만들어 각 지역위원회에 배포했다. 검사들의 사진과 이름 밑에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대장동·위례 개발사업 수사’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수사’ ‘성남FC 수사’ 등 담당 의혹을 적시했다. 일부 검사 사진에는 ‘윤(석열)사단’으로 명기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 수사에 누가 나서고 있는지 온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당이 대놓고 검사 좌표찍기에 나선 것이다.

검찰 간부 명단이 기밀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을 대통령의 수족으로 규정해 야당 탄압 수사를 하는 식으로 포장하는 것은 ‘알 권리’와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검사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은 물론 공권력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다. 전투력 좋은 이 대표 지지자들로 하여금 신상털이와 댓글 공격에 나서게 해 수사를 위축시키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정부에서 민주당 인사들에 의해 무수히 자행된 일이어서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개인이 아닌 거대 정당이 좌표찍기를 부채질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오죽하면 같은 당 이상민 의원조차 SNS에 “반헌법적이고 반법치주의적 행위”라고 개탄했겠나.

이 대표 핵심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법정에서 이 대표 혐의와 관련한 진술과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면 떳떳이 검찰에 출두해 수사를 받고 혐의를 벗는 게 정도다. 당이 미리 불법 수사로 못박고 검찰을 겁박하는 것은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인상만 줄 뿐이다. 집단 위력으로 검찰의 공무수행을 방해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 소지도 크다. 민주당은 “검사들의 어두운 역사는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런 짓이야말로 민주주의와 인권 존중을 제1 가치로 삼는 민주당의 흑역사가 될 것임을 왜 모르는가. 치졸한 행위는 당장 멈추고 국민에게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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