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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연준의 속도조절, 우리도 경기침체 방지에 무게 둬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정례회의를 마친 뒤 수도 워싱턴 DC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주니어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인상했다.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물가 상승폭 둔화 등의 요인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보폭을 줄일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맞아 떨어졌다. 다만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는 여전했다. 이날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4.25∼4.50%로 올린 연준은 내년 말 금리 예상치를 5.00~5.25%로 제시했다. 내년에 0.75% 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뜻이어서 단기간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긴축 속도조절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 주가지수가 추락한 이유다.

하지만 물가 상승세와 킹달러 현상이 정점에 온 것 역시 분명해 보인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1%로 연중 최저 수준이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국내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5.3% 하락해 2020년 4월(-5.7%)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03.1원으로 마감했는데 연고점인 10월 14일의 1442.50원 대비 두 달 만에 140원 가까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했다. 무역적자나 고물가 요인인 수입물가 급등과 달러 강세 흐름이 확연히 꺾이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감을 덜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 당국이 정책 무게중심을 경기 회복에 둘 여력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 실제 경기 부진 경고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대폭 낮췄는데 이조차도 높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수출 부진 지속, 고금리에 따른 소비 둔화, 올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 취업자 증가폭 전망은 경제 한파 예보나 다름없다. 한은은 긴축 속도조절에 나서고 정책 및 금융 당국은 우리 경제에 온기를 불어 넣어줄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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