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건보·노동개혁 해야 하는데, 액션 플랜은 있나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무회의에서 건강보험 개혁과 노동 개혁을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케어’를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한 뒤 “건강보험 급여와 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낭비와 누수를 방지하는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노동시간 유연화, 임금체계 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건강보험과 노동 개혁은 필요하다. 문재인정부 시절 보장성을 확대해 MRI 등 과다의료 이용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말 기준 20조2410억원 건강보험 준비금은 7년 뒤면 전액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노동시장은 수십년간 경직된 임금체계로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업종과 기업 특성에 맞지 않는 주 52시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액션 플랜이다. 개혁은 구호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법치주의를 강조한다고 건강보험 개혁이 되지는 않는다. 이해관계를 조정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고, 합의된 내용을 제도화·법제화해야 개혁이 완성된다.

건강보험 개혁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의사와 약사, 종합병원과 개인병원,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MRI 과다진료 문제가 지적됐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65.3%(2020년 기준)에 머물러 있다. 불필요한 낭비는 막아야겠지만 보장성은 높여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손실 보장 방안도 의견이 갈려 있다. 이를 조정하는 게 정부와 정치권의 임무다. 경직된 노동시장 유연화도 필요하지만 노동 약자들을 보호하는 과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개혁 과제를 완성하려면 관련법을 고쳐야 하고, 그러려면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야 한다.

개혁은 조정과 타협의 문제다. 윤석열정부가 취약한 지점이다. 정부는 최근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의 파업 사태를 법과 원칙이라는 강경 대응을 통해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파업은 끝냈어도 화물 운송 구조 개혁은 손도 대지 못한 상태다. 파업을 종료시킨 것이 승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윤 대통령은 건강보험·노동 개혁을 말한 뒤 “자유를 제거하려는 사람들, 협박을 일삼는 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개혁에 성공하려면 협력을 얘기해야 한다. 자꾸 “대화하지 않겠다” “책임을 묻겠다”고 말해서는 곤란하다. 개혁을 위한 조정과 타협의 실천 계획을 기대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