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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책임한 여야, 한전법 개정안 조속히 통과시켜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에 반대하며 피켓을 들고 항의하다가 해임건의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이한형 기자

여야 합의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법이다. 올해 한전의 적자 30조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자금줄이 막히게 된다. 재무 위기 해결을 위해 결국 전기요금을 올해 인상분의 3배 이상으로 올릴 수밖에 없어 국민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의 무더기 반대와 여당의 대규모 불참으로 법안이 부결되다니 유감이다. 여야는 하루 만에 다시 개정안 발의에 나서기로 했는데 해프닝도 이런 해프닝이 없다.

한전법 개정안의 핵심은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현행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금액의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늘리는 것이다. 지난 8일 실시된 표결에서 개정안은 찬성 89명, 반대 61명, 기권 53명으로 부결됐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반대 토론 후 야당 의원 상당수가 개정안의 취지와 배경 등을 알아보지 않고 표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도 할 말이 없다. 소속 위원 115명 중 57명은 지역구 행사 등의 일정으로 표결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야당의 무책임과 여당의 무관심으로 중요한 법안이 부결된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민생과 직결된 경제 문제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38조원이던 한전의 회사채 누적 발행액은 올해 약 72조원, 내년에는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발행 한도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우리 전기요금은 국제 에너지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 회사채 발행을 늘리지 않으면 선택지는 요금 인상뿐이다. 하지만 물가를 자극하고 서민 부담을 늘리는 공공요금을 단번에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국회는 한전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막대한 한전채가 자금 시장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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