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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상민 해임건의안 통과, 무한 정쟁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국회가 11일 본회의를 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이 반대했지만,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해임 건의안 처리를 밀어붙였다. 국회는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 일요일에 해임 건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공휴일 본회의 개의에 관한 건’까지 처리했다.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것은 헌정 사상 8번인데, 윤석열정부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민주당이 이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 제출과 처리도 헌법에 규정된 국회의 권한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금 시점에서 이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밀어붙인 것은 정략적 의도가 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야는 지난달 23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국정조사를 열어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회기 내 예산안 처리는 실패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이후 정기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도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워졌다. 국민의힘 소속 국정조사특위 위원 7명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정조사를 거부할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거부 의견이 강하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 장관이 사전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하는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아직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 이 장관에게 정치적 책임은 물을 수 있지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시기상조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 장관 거취를 둘러싼 정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국 경색이 뻔히 예상됨에도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은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 국민의힘 주장처럼 정쟁을 계속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

여야가 대립하면 결국 피해는 국민이 본다. 지금이라도 파국을 막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이 장관 지키기’를 고집하지 말고, 민주당 역시 국회 의석수를 무기로 정쟁을 강요하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는 여야 대립으로 청문회도 열지 못한 채 종료됐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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