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대미 투자 급증세… “법인세 낮춰 경쟁력 높여야”

2018년 세율 인상으로 경쟁력 악화
대미 직접투자 10년 새 4.7배 증가
국제기구도 세율 인하 필요성 제기


한국 기업이 높은 법인세를 피해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8년 법인세율 인상으로 한국의 법인세 세율 경쟁력이 악화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경제계에선 기업들의 주요 재무지표가 ‘적색경보’를 보이는 만큼, 법인세 부담을 낮춰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한국 기업의 대미(對美) 직접투자가 2018년 이전 연평균 89억6300만 달러 수준에서 2018년 이후 연평균 175억1400만 달러로 배 가까이(95.4%) 급증했다고 밝혔다. 2012년 58억9900만 달러에서 2021년 278억9700만 달러로 10년 만에 약 4.7배 증가했다. 대한상의는 변화의 원인으로 ‘2018년 법인세율 인상’을 지목한다. 정부는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높이고 과표구간을 3개에서 4개로 늘렸다. 반면 미국은 같은 해에 ‘세금감면 및 일자리법’을 시행하며 법인세율 21%로 낮추고 과표구간을 단일화했다.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의 세전이익 대비 세후이익률 격차는 벌어졌다. 2012~2017년 미국의 세전이익 대비 세후이익률은 평균 81.1%였다. 법인세율 변동이 있었던 2018년 이후(2018~2021년) 88.2%로 증가했다. 이와 달리 한국은 2012~2017년 평균 73.8%에서 2018년 이후 73.7%로 소폭 감소했다. 대한상의는 “2012~2017년 미국과 한국 기업의 세후이익률 차이는 평균 7.3% 포인트였으나 2018년 이후에는 평균 14.5% 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법인세 세율 경쟁력은 곤두박질쳤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법인세 세율 경쟁력은 평가 대상 63개국 39위에 그쳤다. 2017년 27위에서 12계단 떨어졌다. 지난 10여년간 G5(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는 법인세율을 평균 7.2% 포인트 내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평균 2.2% 포인트 낮췄다. 그러나 한국은 3.3% 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경제계는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업들의 주요 재무지표가 적색경보를 보이고 있다며 법인세율 인하를 주된 내용으로 한 법인세법 개정안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기업의 활동성 가늠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2017년 3분기 11.1회를 정점으로 하락세다. 올 3분기에는 경기침체에 따른 재고 증가로 8.3회까지 떨어졌다. 금융위기가 왔던 2008년의 10.4회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내려앉는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 감소, 실업 증가 등 경제 한파가 올 수 있다. 법인세 인하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고 소비가 촉진돼 선순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기구도 한국의 법인세율 인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과표구간 단일화로 법인세 왜곡을 지우고 효율성을 제고하라고 주문했다. OECD 역시 경기하방 원인으로 2018년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의 투자 감소를 지목하기도 했다.

황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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