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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취임 100일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로 기자회견 피했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5일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 그는 대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정부는 민생을 포기하고 야당 탄압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정부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회견은 따로 갖지 않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 정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생략한 것은 전례가 없다. 169석을 가진 원내 1당의 대표가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통로인 기자회견을 외면한 것은 뜻밖이다. 대장동 비리 사건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면 다른 메시지가 묻힐 뿐 아니라 뭐라고 대답하더라도 검찰 수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세간의 의구심이 사실이라면 민망한 일이다.

이 대표의 전임인 송영길, 이낙연, 이해찬 대표는 모두 취임 100일 즈음해 각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송 대표는 ‘대선 승리’를 다짐했고, 이낙연 대표는 ‘코로나19 지원금의 조기 지급’을 약속했으며, 이해찬 대표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적극 옹호하는 등 국민과 지지자들을 향해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77.77%라는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선돼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빠른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그의 당대표 출마가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한 방탄용이라는 비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상당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야당 지도자다.

이 대표는 그동안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불법자금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자신의 핵심 측근들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구속했지만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었다. 유무죄는 법원에서 가릴 일이지만 김씨 등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가 스스로 결백하고, 측근들의 무죄를 믿는다면 언론을 당당하게 만나는 것이 옳다. 곤란한 질문이 나올까 봐 기자들을 피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야당 대표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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