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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행적 정치 투쟁으로는 국민 지지 얻기 어렵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조법 2·3조 개정, 화물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은 3일 서울과 부산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지지와 투쟁을 결의했다. 오는 6일에는 전국 동시 총파업·총력투쟁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의 의도와는 달리 총파업 열기는 달아오르고 있지 않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지난 2일 올해 임금·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하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전날에는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협상에 합의하며 파업 하루 만에 지하철 운행이 정상화됐다. 지난달 23일 파업에 돌입했던 의료연대본부도 이틀 만에 파업을 끝냈다. 화물연대와 관련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이후 컨테이너와 시멘트 물동량도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병원, 지하철, 철도, 화물로 이어지는 연쇄 파업으로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전략이 어그러지고 있는 셈이다.

철도·지하철 노사가 예상보다 빨리 합의에 이른 것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타협안을 찾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명분 없는 파업에 대한 국민의 시선도 싸늘했다. 서울교통공사의 젊은 직원 중심으로 결성된 ‘올바른노조’는 “파업 명분이 떨어진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서는 “누구를 위한 파업이냐”는 노조원들의 반발이 많았다고 한다. 관행적인 총파업 투쟁이나 정치 파업은 국민의 지지는 물론 노조원 동의도 얻기 힘들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1일 느닷없이 ‘국가보안법을 관에 넣어 땅속에 묻자’는 성명을 냈다. 파업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연계하는 주장에 동의할 노조원이 얼마나 되겠는가.

서울교통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기준 6조6072억원이다. 지하철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부채를 줄이려는 노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단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역시 복잡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문제다. 화주단체와 운수사업자, 화물노동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는 강경 입장만 고집하지 말고 중재자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민주노총과 화물연대 역시 습관적인 정치 투쟁에서 벗어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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