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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DI가 제안한 노인연령 상향 조정, 이젠 검토할 때가 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보고서를 통해 현재 65세인 노인연령의 점진적 상향 조정을 제안했다. 노인연령이 현재와 같을 경우 2054년 이후 노인인구 부양 부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2025년부터 10년에 1세 정도로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한국 사회 고령 추세를 보면 이 문제를 더이상 회피하지 말고 적극 검토해야할 때다.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이다. 기대수명은 2001년 OECD 평균을 넘었고, 2020년 기준 83.5세로 일본과 유사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에 0.81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아이는 줄어들고 노인 수는 늘어나면서 15~64세 생산가능인구 대비 노인인구 비율인 노인부양률도 치솟고 있다. OECD 조사를 보면 2015년에 35개 회원국 중 한국의 노인부양률은 19.4%로 32위였는데 2050년에는 72.4%로 5위로 올라선다. 이처럼 사회 활력이 떨어질 경우 소비, 생산 등에도 타격을 줘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노인연령 상향은 노동인구를 늘려 노인부양률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KDI는 10년에 1세가량 노인연령을 꾸준히 높이면, 2100년에 노인연령은 74세가 되고 노인부양률은 60%가 돼 현행 65세 기준 대비 36%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론도 우호적이다. 지난 6월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 ‘노인의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이 62%였다.

다만 노인연령 상향은 각종 복지제도의 틀을 바꾸는 것이어서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65세를 기준으로 시작되는 노인복지사업의 경우 기초연금·장기요양보험, 지하철 요금 면제, 틀니·전세금 지원, 통신비 감면 등 24개나 된다. 무턱대고 노인연령을 올리면 복지 사각지대가 넓어지면서 특히 취약계층 노인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 못지 않게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도 OECD 중 1위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 국민연금 수급 연령 역시 65세에서 더 높이고 이와 맞물려 정년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것이다. 각종 사회·경제적 시스템 개편이 동반 추진돼야 하는 큰 현안이다. 졸속 추진은 금물이다. 정부가 범국가적 어젠다로 설정해 민관 전문가들이 치밀하게 협의하고 각종 보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신속한 논의와 철저한 대응이야말로 눈앞에 닥친 초고령사회의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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