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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는 종부세 등 민생·경제 법안 조속히 처리하라

국회 공백 상태가 3주째 이어진 지난달 19일 국회 의안과 앞 복도에 처리되지 못한 서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급격한 집값 상승에 따른 납세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종합부동산세 개정안 국회 처리가 지지부진하다. 김창기 국세청장이 납세자 혼란이 없으려면 8월 20일까지 의결돼야 한다며 ‘데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소용 없었다. 본회의 상정은커녕 상임위원회 내 소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샅바 싸움만 벌인다. 여당은 이준석 전 대표 거취를 둘러싼 권력 싸움에 정신이 없고, 야당은 친명계와 비명계로 나뉘어 날 선 공방만 주고받는다. 여야 원내대표가 오는 30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말뿐이다.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은 쌓여 있는데 상임위에서 진지하게 심의되는 법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종부세 공제액 상향 조정은 윤석열정부 세제개편안의 주요 내용이자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 사안이다. 법인세 인하,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와 달리 여야가 충돌할 여지가 적다. 게다가 입법이 지연되면 납세자는 큰 불편을 겪어야 한다. 세금을 먼저 내고 나중에 환급받으면 된다지만 의원들이 제대로 일하지 않아 생긴 불편을 납세자가 고스란히 떠안는 꼴이다.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로 권성동 국민의힘·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도 제 역할을 못 하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달 2일 유류세 인하폭 및 직장인 식대 비과세 한도 확대를 담은 법안 3건이 본회의에서 의결된 뒤 나머지 과제는 공전 중이다.

지금 국회에는 법안 1만1650여건이 계류돼 있다. 여야가 국회 원 구성에 합의한 지난달 22일 이후에 제안된 법안만 300건이 넘는다. 하지만 21대 국회 후반기에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안은 여론에 떠밀려 가까스로 처리된 민생특위의 3건뿐이다. 여야 모두 입만 열면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말하지만 민주당 출신 양향자 의원(무소속)이 특위를 구성해 제안한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안조차 상임위 단계에서 막혀 있다. 납품단가 연동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국회 세종의사당 및 대통령 제2 집무실 설치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진행되는 게 없다. 국회의원들이 서로를 헐뜯으며 입법 책임을 방기하는 동안 민생과 경제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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