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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후변화 물폭탄에 당한 서울… 방재 시스템 재정비 시급

전날 내린 폭우로 9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주택가가 수해를 입은 모습. 최현규 기자

8일부터 이어진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해 서울과 인근 지역에서 인적·물적 피해가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현재 서울·경기·강원 지역에서 9명 사망에 6명이 실종됐고 9명이 부상했다. 서울 관악구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건물 침수로 고립돼 숨졌는데 되풀이돼선 안 될 비극이다. 곳곳에서 도로 건물 차량이 침수되고 제방과 옹벽이 유실·붕괴되는 등 물적 피해도 컸다. 서울 강남역 사거리와 대치역 일대에서 버스 택시 승용차들이 물에 잠겨 무더기로 방치돼 있고 지하철역사 안으로 빗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장면은 재난영화를 보는 듯했다. 하루 380㎜, 시간당 100㎜가 넘을 정도의 집중호우에 서울과 경기, 인천 곳곳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집중호우가 계속되고 있는데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정부와 시·도 등 당국은 취약 지역에 대한 안전 관리를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주택 침수로 임시 시설에 머무르고 있는 이재민들에 대한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재해구호기금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도 해야 할 것이다. 맞닥뜨린 집중호우에 대응하고 피해 복구에 집중하는 게 당장 시급한 과제지만 이번 사태를 우리의 방재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 것도 필요하다. 하루 기준으로 서울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최고이고, 시간당으로도 역대 최고인 80년 전 기록을 뛰어넘는 폭우지만 수도 서울이 침수돼 도로 기능이 마비되고 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강남역 일대는 2010년 이후 침수가 반복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7년 전부터 거액의 예산을 쏟아부어 하수관거, 유역 분리 터널, 빗물 펌프장 등을 구축하고 있지만 완공되더라도 이번과 같은 폭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진일보한 대책 마련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기후변화 진행으로 기록적인 폭우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해 국가적 방재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효율성도 고려해야겠지만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하려면 방재 기준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생명·재산과 직결되는 방재 관련 투자는 늘려야 한다.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다른 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관련 예산 확충, 제도 개선, 현장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방재 시스템을 계속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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