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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장의 부적절한 발언과 의심받는 감사 중립성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난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말처럼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었다. 최 원장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하기 어렵다. 감사원의 최우선 가치인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감사원법 2조 1항은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국가의 세입·세출의 결산과 공무원 직무 감찰을 한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행정 행위를 견제할 수 있는 기관이다. 어느 기관보다 독립성과 중립성이 요구된다. 최 원장은 감사원에서만 28년을 근무한 감사원 출신 첫 감사원장이다. 누구보다도 감사원의 역할을 잘 알고 있을 최 원장이 스스로 감사원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규정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최 원장의 부적절한 발언은 감사원 감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감사원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정보원, 해양경찰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에 대해서는 상습지각 등 복무 기강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관가에서도 이례적인 특별감사라는 평가가 많다. 공교롭게도 감사 대상 기관들은 기관장 사퇴 문제로 현 정부와 갈등을 빚었거나 전임 정부 시절 의혹이 제기됐던 기관들이다. ‘찍어내기용 표적 감사’라는 야당의 비판이 정치적 공세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감사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편향적 봐주기 감사’와 ‘코드 인사’로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감사를 벌이다 최재형 원장이 사퇴하기도 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자 다시 정치적 편향 논란이 불거졌다. 감사원에도 좋지 않고, 윤석열정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최 원장의 역할은 국정 운영 지원이 아닌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감사원을 지키는 것이다. 감사원 공무원 임용, 조직·예산 편성 독립성을 법에 명시한 이유는 정권 눈치를 보지 말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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