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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 비판을 정치공세로 치부 말고 공정과 상식 되새기라

2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정부 인사를 집중 공격했다. ‘권력 사유화’는 물론 ‘문고리 육상시’라는 표현도 등장했고, 최순실 국정 농단을 거론하며 탄핵까지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박근혜정부 시절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경고했다.

야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정치적 공격도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대통령실에 채용됐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는 이유로 국정 농단까지 거론하는 것은 지나치다. 지금 논란이 된 대통령실 인사는 이해충돌 여지가 있는 윤 대통령 외가 6촌과 지인의 아들, 김건희 여사 회사 관계자 등이다. 국민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인사 전부를 ‘사적 채용’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별정직 공직자는 윤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하는 일종의 참모다. 역대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김정숙 여사의 단골 디자이너 딸이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소속 행정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어 논란이 됐다. 당시 청와대는 부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혀 모르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겠나”라고 논평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도 “아무런 문제 없다”는 식으로만 대응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의 비판이 과한 측면이 있지만, 그런 여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날 9급 행정요원 우모씨 논란과 관련한 자신의 부적절한 발언을 사과한 것도 이런 여론을 고려한 때문일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의 기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문재인정부 사람들은 “과거에 다 그랬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이런 변명이 내로남불로 비쳐졌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을 앞세워 집권에 성공했다. 그런데 권력 핵심부인 대통령실에 사적 인연만 자꾸 눈에 띈다. 국민들이 윤 대통령의 인사 기준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공정과 상식에 맞는 인사기준이 무엇인지, 이것을 대통령실에 제대로 적용했는지 검토하기 바란다. 대통령의 인사 기준은 자신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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