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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로에 선 대우조선… 더 이상의 강경 투쟁은 자해행위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회을 열고 하청지회 노조의 파업 중단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 “산업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긴급 장관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한 한덕수 국무총리 보고를 받은 뒤 한 말이다. 정부가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다만 정부의 적극적 역할은 공권력 투입 같은 과거의 극단적 대결을 답습하는 게 아니라, 노사가 한발씩 물러서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해 타협점을 찾는 새로운 해법으로 이어져야 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파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2일로 벌써 46일째다. 지난달 18일부터는 옥포조선소 1도크를 점거했다. 조합원이 120명에 불과한 하청지회의 점거 농성으로 대우조선은 매일 250억원, 누적 57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다. 대우조선과 협력사 직원 10만여명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피해는 추산조차 힘들다. 2015년 이후 7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이 조선업 경기 회복에 힘입어 간신히 정상화되려는데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다. 비난 여론이 거센 게 당연하다. 그러나 하청 노동자들 주장을 묵살할 수만은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이들은 최근 5년간 실질임금 하락분에 해당하는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불황 때 저가 수주에 따른 희생을 강요받아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이고, 그조차 체불되기 일쑤였다. 고급 인력이 떠난 공백을 미숙련 외국인노동자로 간신히 버티는 게 수주실적 세계 1위를 탈환한 한국 조선업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사측은 원청인 대우조선으로, 대우조선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 책임을 미루며 손을 놓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에게 “관계부처 장관 등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라”고 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성금(공사대금) 인상 없이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하청업체, 협력업체 임금협상은 불법이라는 대우조선, 혈세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산업은행 모두 할 말이 있다. 정부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일과 불가능한 일을 하나하나 따지고,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당하지 않도록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노사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해 하청 노조는 불법 점거농성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조선업계 하청업체의 열악한 현실은 충분히 공론화됐다. 계속되는 강경 투쟁은 우리 경제를 옭아매는 자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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