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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학방역 한다더니 전 정권 기조와 달라진 게 없다

13일 서울의 한 보건소 건강센터에서 어르신이 코로나19 노바벡스 백신 4차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3일 발표한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대응 방안’의 핵심은 백신 4차 접종 대상자를 50대 이상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확진자 7일 격리의무 유지 등 대부분의 정책은 이전 정부의 기조를 되풀이하는 수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강제성에서 벗어나 자율책임 방역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국민의 자율에 맡기는 ‘셀프방역’이다. 특히 이전 정부 방역을 ‘정치방역’으로 규정하며 ‘과학방역’을 강조해온 기조가 무색하리만큼 이번 발표에 과학은 없었다. 요양시설 환기기준 설정, 교육시설 공기청정기 필터 가이드라인 등 데이터에 기반한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과학방역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근거가 없을 땐 집단지성으로 결론낸다. 그것도 하나의 과학”이라는 알쏭달쏭한 답변을 내놨다.

전 국민 항체양성률 조사 진행 추이는 실망스럽다. 이 조사는 백신접종·자연감염을 통해 형성된 면역 수준부터 전국적으로 파악해야 재유행에 대비한 방역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과학적 취지에서 나왔다. 지난 3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 출범 전이라도 실시하겠다고 서둘렀으나 정작 조사는 아직 시작도 안 한 상태다. 8월 말에 시작해 이르면 9월 초에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그때는 재유행이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 조사 결과가 대책 수립에 얼마나 유용한 지표가 될지 의문이다.

50대 이상 4차 접종 결정도 마찬가지다. 입원율과 사망률이 거의 ‘0’에 수렴하는 50대를 추가 접종 대상자에 넣는 것은 비과학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래서야 4차 접종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정부는 말로만 과학방역을 외치지 말고, 실제로 데이터에 바탕을 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확진자 추이에 따라 상황에 맞는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하라. 또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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