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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상 첫 금리 빅스텝…후유증 최소화에 만전 기하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결국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p) 올리는 '빅 스텝'을 밟았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연 0.50%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빅스텝뿐 아니라 세 차례 연속(4·5·7월) 기준금리 인상도 처음이다. 경제 현실을 보면 전례 없는 조치가 이해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6%대로 치솟았고 미래 물가상승률 예상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3.9%)도 10년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우려에 환율시장 불안 조짐마저 엿보이자 한은은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빅스텝이 예상된 수순이라 해도 국민이 체감하는 충격은 작지 않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눈덩이처럼 커진 이자 부담이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약 1859조원이고 가계대출만 약 1753조원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면 대출자 이자 부담은 3조4000억원 늘어난다.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연 0.5%에서 2.25%로 1.75% 포인트 뛰었기에 산술적으로 이자만 약 24조원 불어나는 셈이다.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12만7000원 정도다. 자영업자, 다중 채무자 등 취약계층과 이른바 ‘영끌족’, ‘빚투족’으로서는 버티기 버거운 수준임에 틀림없다. 기업들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자금 조달이 한층 어려워졌고 원자재가 고공행진은 계속돼 채산성 악화가 예상된다. 게다가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당분간 0.25% 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올해 안에 몇 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임을 내비쳤다. 빅스텝이 끝이 아니라는 얘기다. 경제주체들로서는 총체적 난국에 봉착한 느낌이다.

비상시국에는 정부도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소상공인 대출 상환유예 조치가 9월 만료되는 것에 대해 “예외적인 상황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예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론적으론 맞으나 현 경제 환경 자체가 지극히 예외적이어서 취약층의 어려움이 증폭될 우려가 큰 만큼 유예 연장 등 소상공인 맞춤형 대책을 세우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길 바란다. 상반기 9조원 수준의 사상 최대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중은행 역할도 중요해졌다.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금리도 낮춰주면서 서민의 아픔을 덜어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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