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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평] 호주 에너지 인프라 산업의 기회

김희진 법무법인 대륙아주 외국변호사

입력 : 2022-07-12 04:03/수정 : 2022-07-12 04:03

지난 5월 호주 총선 결과 중도좌파 성향의 노동당이 승리했다. 9년여 만의 정권 탈환이다. 이번 호주 총선의 주요 쟁점은 ‘기후변화’였다. 특히 2019년 9월부터 약 6개월간 지속된 역사상 최악의 산불은 호주 국민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기회가 됐다. 2005년 탄소 배출량 대비 2030년까지 26~28% 감축을 목표로 하던 종전 정권보다 더 나아가 노동당은 43% 감축이라는 공격적 목표를 발표했다. 이런 기후변화 대응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다. 전통적 자원 강국인 호주의 공격적 에너지 인프라 사업 투자 기조는 산업기술 강국인 우리나라와 우리 기업들에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기회임이 분명하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과 에너지 인프라 정책은 단연 주목할 만하다. 호주 정부는 친환경에너지 생산을 위해 760억 호주달러(약 68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우선 호주 전역에 설치돼 있는 송전망을 재정비한다. 이 송전망 업그레이드는 에너지 송전 효율을 개선해 소비자들에게 더 낮은 요금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철강 또는 알루미늄 산업은 물론 수소 및 배터리 제조업 등의 새로운 산업 역시 활성화된다. 더불어 호주는 2042년까지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2055년까지 모든 가스화력발전소를 폐쇄할 계획이다. 안정적 송전망과 함께 더 많은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개진될 것은 분명하다.

국가재건기금 가운데 30억 호주달러(약 2조6800억원)는 친환경 철강, 알루미늄 생산, 수소 전해 기술개발 및 연료 대체, 산업용 메탄 사용량 및 폐기물 감소 등에 투자된다. 아직 그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규 펀드(Powering the Regions Fund)를 조성해 기존 산업이 수소와 같은 청정에너지로 연료를 전환하면 그린수소 생산과 수출 등의 청정에너지 산업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호주 전역의 교통 및 도로 개선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역시 예고됐다. 이미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호주 빅토리아주의 대규모 도로 공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수행 사례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수의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호주 정부는 국가적 규모의 전기차 산업 전략도 발표했다. 소비자들에게는 전기차 가격 인하와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2025년까지 전기버스 제조 시설과 충전소 구축 등의 신규 인프라 개발에 2억5000만 호주달러(약 2200억원)를 지원할 계획도 내놨다. 이는 우리나라의 완성차 제조 기업뿐 아니라 배터리 등의 전기차 부품 제조사에 기회다.

핵심 광물에 대해서는 단순 채굴을 벗어나 잠재력과 부가가치가 높은 처리 기술 도입을 추진한다. 니켈이나 코발트 등의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가 있는 우리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안정적인 광물 수급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공동 기술개발이나 지분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다. 희토류와 같은 전략 광물의 경우 전략적 파트너십을 도모해 전기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 자원의 안정적 공급원 확보와 밸류체인 형성을 도모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호주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해 왔다. 이미 우리 기업이 양해각서 등을 통해 공동개발이나 투자를 타진하고 있는 잠재력 높은 호주 프로젝트들이 많이 있다. 호주 신정부의 적극적 투자와 지원이 예상되는 지금이야말로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말이 아닌 행동의 시간이다.

김희진 법무법인 대륙아주 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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