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국회는 더 늦기 전에 재정준칙 법제화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에서 새정부 5년간의 국가재정운용방향을 논의하는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5년간 이어졌던 확장 재정 기조를 건전 재정 기조로 바꾸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주재한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향후 5년간 코로나 이전 수준인 -3%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 국가채무비율도 올해 49.7%에서 2027년 50% 중반대로 설정, 증가폭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말이 건전 재정이지 사실상 긴축 재정을 표방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 발표로만 봐도 살림살이 적자 규모는 전 정부의 40~50% 수준에서 관리되고, 국가채무비율 증가세도 3분의 1가량 둔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려면 경기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함에도 일종의 긴축 기조를 선언한 것은 그만큼 국가 재정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문재인정부는 임기 초부터 포퓰리즘적 돈 풀기 위주의 확장 재정을 펴다 2020년 이후 코로나 대처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등을 잇따라 편성하면서 나라 곳간 사정을 급격히 악화시켰다. 국가채무는 지난 정부에서만 416조원가량 늘어 올해 1000조원을 돌파했다. 심각한 것은 빚 증가 속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2∼2023년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율은 연평균 3.2%로 회원국(1.8%)의 2배 수준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어 경제 재도약이 쉽지 않다. 방만 운용에 따른 피해를 온전히 미래세대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은 공정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 윤석열정부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었겠지만 방향은 맞다.

재정지표들이 일정 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재정준칙을 아예 법으로 못박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경제 및 정치 상황에 따라 재정 운용이 흐지부지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실제 2020년 기획재정부에서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려다 표심에만 몰두하던 거대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36개 OECD 회원국 중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튀르키예(터키)뿐이다. 나라빚 급증 사태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으로서 결자해지한다는 자세로 재정준칙 입법화에 협조해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