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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남긴 사회갈등… “해법은 소통과 공감”

국민일보·TBN 한국교통방송 주최
가족·부부·연인 등 100여명 참여

지난 18일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 야외무대에서 국민일보와 도로교통공단 TBN 한국교통방송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국민 대통합 토크쇼 ‘우리 소통·화합-통화할까요’ 공개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 야외무대는 당장 빗방울이 떨어질 듯한 찌푸린 날씨에도 가족, 부부, 연인으로 이뤄진 100여명의 관객들이 자리했다. 행사 시작 뒤로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관심을 보인 외국인 관광객과 주말 나들이객들도 속속 관객석에 합류했다.

관객들은 이날 국민 대통합 토크쇼 ‘우리 소통·화합-통화할까요’를 통해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멀어졌던 서로의 거리를 좁히고, 일상의 소중함을 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상담 전문가, 귀화 방송인, 가수 등 패널들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세대 간 갈등, 다문화, 주변과의 소통 문제 등을 둘러싼 각자의 경험과 조언을 풀어놓았다. 이날 행사는 국민일보와 도로교통공단 TBN 한국교통방송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했다. 라디오 공개방송으로 녹화된 이날 무대는 지난 25일 TBN 한국교통방송을 통해 방송됐다.

상담 전문가이자 토크쇼 본 강연을 맡은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는 기대수명 증가로 한국 사회는 ‘산업화 세대’(한국전쟁 이전 출생)부터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까지 최대 6개 세대가 한 공간에서 거주하게 돼 공존의 난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관계망을 형성하는 알파세대라도 속에는 면대면 관계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모들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자녀들이 다양한 집단을 경험하고 여러 공간을 경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가족들이 원만히 공존하기 위해 세 도구로 ‘시계’ ‘나침반’ ‘지도’를 제시했다. 먼저 시계는 사람들이 어떤 순간에도 지켜나가는 ‘일상’을 뜻한다. 이 교수는 “지루하고 권태로운 일상이야말로 가족을 유지시키는 최고의 도구”라며 “일상이 유지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과 가족관계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나침반은 가족 구성원이 공유하는 하나의 방향이나 가치를 의미한다. 가훈이 대표적인 예다. 이 교수는 “요즘 사람들은 가훈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고, 있다고 해도 같은 가족조차 모르는 수준”이라 지적하며 “젊은 세대에게 어떤 가훈이 좋을지 물어보라”고 권유했다. 지도란 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저력을 상징한다. 그는 관계 문제를 대할 때는 한 가지 길만 고집하는 ‘인지적 경직성’ 대신 여러 가지 방법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인지적 유연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음 강연자로 나선 튀르키예(옛 터키) 출신 방송인 알파고 시나씨는 외국 태생으로 겪은 오해들을 소개하며 다문화 시대의 갈등 해소법을 제시했다. 2018년 귀화한 알파고 시나씨는 “낯선 언어권의 이름이라 그런지 본명 그대로 귀화했는데도 사람들이 인공지능(AI) ‘알파고’를 따라한 줄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시나씨’라는 이름도 ‘시나’에 ‘씨’가 붙은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출신 국가를 밝힌 후 ‘부인이 몇 명이냐’ ‘한국에서 남자 노릇을 하려면 군대부터 다녀오라’는 이야기를 들은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자신과 다른 문화권의 사람을 만나면 거부감이 생기는 게 사람의 본성이지만, 그 거부감을 이겨내야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고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토크쇼 중간중간 오페라 투란도트 아리아인 ‘공주는 잠 못 이루고’부터 가수 조항조의 ‘고맙소’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선보인 팝페라 가수 최용호씨는 스스로를 “의외로 내성적인 성격”이라 소개했다. 내성적인 그가 소통하는 방식은 ‘노래’라는 것이다. 최씨는 “제게 노래가 있듯이 각자가 자신이 가진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로트 가수 윤수현씨는 자신의 히트곡인 ‘천태만상’ ‘손님 온다’ 등을 부르며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윤씨는 “진심을 담아 편하게 대하는 것이 (관객과의 소통) 비결”이라고 했다.

관객들은 토크쇼 내용과 함께 오랜만에 경험하는 라이브 공연 무대에도 반가움을 나타냈다.

초등학교 동창 셋과 야외무대를 찾은 이정순씨는 “지난 2,3년간 동창들끼리도 제대로 만나지 못했는데 거리두기가 풀려서 처음으로 만났다”며 “오늘 가수들의 공연까지 보니 그동안의 답답한 마음이 내려가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소통과 통합이라는 주제를 사례 중심의 토크쇼로 풀어내 국민 공감을 이끌어내고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데 보탬이 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실제 한국 사회의 갈등 양상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힐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이 실시한 조사에서 이념·남녀·학력 갈등이 존재한다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은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세대 간 갈등이 존재한다’는 응답은 대상국 평균(46%)을 크게 뛰어넘는 80%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사회적 갈등 정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이 실시하는 연례 조사에서 ‘예전에 비해 사회 갈등이 늘어난 것 같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2019년 70.3%에서 2020년 77.8%, 지난해 82.8%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 교수는 “이번 행사가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남긴 갈등과 고통의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는 새로운 도약과 통합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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