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러 연주자는 반전 성명, 우크라 연주자는 참전 위해 귀국

러 라쉬코프스키 “충격과 공포”
우크라 연주자 3명은 최근 귀국
군복 입고 총 든 사진 보내와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소속 콘트라베이시스트 지우즈킨 드미트로가 최근 고국인 우크라이나에 돌아가 러시아 침공에 맞서기 위해 총을 든 모습. 오른쪽 사진은 반전 메시지를 발표한 러시아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성신여대 음대 초빙교수. 서울팝스오케스트라·ⓒShin-Joong Kim

러시아 출신으로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성신여대 음대 초빙교수로 한국에 머무는 그는 3일 소속사인 오푸스를 통해 “전쟁보다 나쁜 것은 없다. 이런 끔찍한 일들이 멈추고 하루빨리 평화로 바뀌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라쉬코프스키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끔찍한 결정에 깊은 충격과 공포를 느낀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레너드 번스타인의 말을 따르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바로 음악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렬하고, 더 아름답고, 더 헌신적으로 만드는 것이 폭력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8살 때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실내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데뷔한 그는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음악원을 거쳐 독일 하노버 음대와 프랑스 파리의 에콜 노르말에서 공부했다. 일본 하마마쓰 콩쿠르 1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 2위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한 뒤 러시아 일본 독일 프랑스 우크라이나 미국 등에서 리사이틀을 하고 다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홍콩 뉴질랜드 프랑스 등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며 후학을 양성해 온 그는 10여년 전 한국 작곡가이자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인 류재준과 만남을 계기로 한국을 자주 방문하다가 교편도 잡게 됐다. 2018년부터 성신여대 교단에 서는 그는 국내외 현악 연주자들이 한국 공연에서 가장 선호하는 협연자 가운데 한 명이다. 오는 10일 ‘앙상블오푸스과 함께하는 산책’, 5월 10일 단독 리사이틀 ‘하모니, 리듬 그리고 컬러’를 갖고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던 우크라이나 출신 연주자 3명은 참전하기 위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출신 단원 3명이 러시아 침공을 받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최근 출국했다. 콘트라베이시스트 지우즈킨 드미트로(47), 트럼펫티스트 마트비옌코 코스탄틴(52), 비올리스트 레우 켈레르(51)다.

1988년 창단된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클래식·재즈·팝송·영화음악·가곡·가요 등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는 단체다. 총 72명의 단원 중 20여명이 외국인 단원인데 우크라이나 출신 단원은 총 4명이다. 우크라이나 출신 가운데 한국인 아내와 자녀를 둔 단원 한 명만 한국에 남고 나머지 3명이 출국했다.

이들 3명은 모두 키이우(키예프) 국립음악원 출신의 실력파다. 2002년 입단한 드미트로가 나머지 두 사람에게 악단 가입을 권유해 한국에서 함께 뭉쳤다. 켈레르와 코스탄틴은 각각 2015년, 2016년에 이 악단에 합류했다.

하성호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는 언론에 “지난 1월 신년음악회 이후 우크라이나 출신 단원들이 연락이 안 돼 수소문했더니 드미트로가 지난 1일 군복을 입고 총을 든 사진을 오케스트라에 보내와서 놀랐다”면서 “오랫동안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쉰 살 전후의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총을 들었다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단원 3명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