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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설교의 전형을 제시하다

교리 설교·구속사적 설교/우병훈 지음/다함

게티이미지뱅크

한 목회자에게 어떤 설교가 가장 어렵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로마서처럼 교리를 담고 있는 성경 본문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이야기가 있는 본문은 사람을 중심으로 풀어내기가 쉬운 반면 교리를 내포한 본문은 짧은 시간 안에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혁파 신학자 우병훈(사진)의 ‘교리 설교’는 모범 답안과 같다. 여기에는 ‘오직 믿음으로’(갈 2:16, 20), ‘모든 인간의 근원적 문제’(롬 5:12), ‘그리스도 예수 안에’(고전 1:30~31) 등 14편이 수록돼 있다. 저자는 ‘오직 믿음으로’ 편에서 종교개혁자들이 강조한 이신칭의 교리를 주장한 배경을 재미있게 표현한다. 로마 가톨릭이 신자의 공로 때문에 하나님이 구원의 은혜를 베푼다고 가르쳤는데 저자는 이를 ‘마일리지 구원론’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선한 일을 많이 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구원을 받게 된다는 당시 구원론을 비행기 마일리지 프로그램에 비유해 비판한다.


인간의 원죄를 다룬 ‘모든 인간의 근원적 문제’ 편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통해 죄로 인해 죽은 아담, 죄에 대한 심판, 의로우신 하나님, 은혜에 대한 묵상 순으로 풀어간다. 교리 설교 14편은 성경 본문과 교리의 적정한 연관성을 유지한다. 또 교리를 개신교 전통 안에서 유려하면서도 확고하게 드러낸다. 목회자들은 교리 설교의 실제와 방법을 배울 수 있고, 성도들은 기독교의 복음과 핵심 진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교리 설교가 가장 까다로운 설교라면 구속사적 설교는 가장 일반적인 설교 유형 중 하나다. 그만큼 잘하기 어려운 설교란 얘길 것이다. ‘구속사적 설교’에는 아브라함의 복(창 18:18~19, 갈 3:14), 살아 역사하시는 성령님(창 1:1~2), 다윗의 후손으로 오시는 영원한 왕(사 9:1~7) 등 구속의 관점에서 한 설교 13편이 실렸다. 구속사의 특징과 흐름, 중요성과 의미를 균형 있게 담고 있다.

구속사적 관점은 구약을 장차 오실 그리스도를 예표한 것으로, 신약을 이미 오신 그리스도에 관해 서술하는 것으로 본다. 성경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성경의 사건을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인간 구원 관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학자의 책이라 딱딱할 거라는 예상을 할 수 있는데 실은 부드러운 경어체로 쓰였다. 잘 읽힌다. 미국 칼빈신학교에서 ‘17세기 개혁신학의 구속 언약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고신대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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