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지구상 대부분의 육지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됐다. 하늘 높이 쏘아 올린 인공위성은 세계 곳곳을 감시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기후 위기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앞으로 100년: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는 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와 데이터에 최신 위성사진과 지도 자료를 결합해 보여준다.
지도는 중립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여러 국가와 기업 또는 조직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도를 만들고 사람들을 움직인다고 한다. 책은 세계화와 기후, 도시화, 불평등 등의 주제에 지도를 활용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미래에 대비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세계 경제의 60%는 29개의 도시 클러스터가 이끌고 있다. 부와 기회, 인적 자원은 소수의 글로벌 도시에 집중돼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엔 슬럼(도시의 빈민굴)이 넓게 퍼져있다. 세계 도시의 취약성 정도를 나타낸 지도에 따르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남수단 수도 주바는 취약성이 가장 높은 도시다. 반면 초고속으로 성장한 아시아 도시들의 전망은 밝아 보인다. 2035년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를 기준으로 세계 100대 도시 분포도를 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10개가 인도에 있다.
국가별 천연두 발생 지도를 보면 1943년과 1977년 천연두 발생은 급격히 줄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실시한 대규모 백신 프로그램의 영향이다. 하지만 미지의 감염병과 정신 건강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저자들은 국가 간, 인구집단 간 건강 결과 격차를 줄이는 보편적 의료 보장을 실현하고 슈퍼버그의 위협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 이언 골딘은 세계화 및 개발 분야의 석학이다. 전문가들이 모여 세계의 긴급한 현안을 놓고 해법을 모색하는 옥스퍼드 마틴 스쿨의 창립 이사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경제 자문, 세계은행 개발정책이사와 부총재를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 ‘발견의 시대’ ’위험한 나비효과’ ‘개발을 위한 세계화’ 등이 있다.
로버트 머가는 정치학자이자 도시학자, 안보 전문가다. 브라질 싱크탱크 이가라페 연구소와 캐나다 세크데브 그룹의 공동 설립자다. 국제인권단체 무장폭력에 대한 행동(AOAV)이 선정한 ‘폭력 방지에 가장 중요한 100대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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