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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생태위기 속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 돼야”

‘살림연구소 에코살롱’ 온라인 세미나


한국교회가 개발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생태 위기 속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 유미호)은 27일 학자 50명이 감사, 공생 등 25개 가치를 생태적 관점에서 풀어 쓴 ‘지구정원사 가치사전’ 출간을 기념해 토크 세미나 ‘살림연구소 에코살롱’을 온라인으로 열었다.

세미나에서 박성철(사진) 교회와사회연구소장은 개발 이데올로기로 자연이 파괴됐고 이것이 하나님 말씀에 대한 그릇된 이해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근대 신학은 창세기 1장 28절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 땅을 정복하여라’는 구절을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 규정으로 삼아 팽창 문화를 정당화했다”며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이 ‘현대의 팽창문화와 생태 위기는 서구적으로 각인된 기독교에서 유래됐다’고 비판한 이유”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21세기 한국교회는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비와 향유를 절대화했던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자연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에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더 이상 외부세계와 단절된 근대적 주체가 아니다. 자연은 인간에 끝없이 영향을 미치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방기민 한일장신대 객원교수는 구약성서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단서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원전 1200년쯤 이스라엘 건국 초기에 시리아 앞바다인 동지중해 해변도시들이 파괴되고 이후 300년간 아무 기록을 남기지 않았는데, 원인을 기후변화로 보는 견해가 최근 학계에서 나온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고생태학자 다비드 카뉴스키 교수팀이 지질 분석을 통해 당시 건조도를 살핀 결과 터키 시리아 이집트 등 동지중해 12개 지역의 강수량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방 교수는 “이스라엘로 이주해 삼손, 사울을 죽음으로 몬 블레셋 사람은 사실 기후난민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지구정원사 가치사전의 저자 정용환 박사는 “교회가 하나님의 구원 대상을 인간으로 한정하지 말고 자연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조은하 목원대 교수는 “자연을 ‘위해서(for)’ 봉사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with)’ 공존하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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