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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통’이 뭐길래… 與 주자들 “친노·친문·호남’ 잡아야 이긴다”

당의 가치와 직결되는 사안 인식
정통성이 선거인단 표심도 자극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반응 보여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른바 ‘적통(嫡統)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대권 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적자’ ‘맏며느리’라며 선거인단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지만 ‘언제 적 적통 논쟁이냐’는 회의적 반응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적통 논쟁이 반복되는 것은 결국 ‘호남’과 ‘친노·친문’으로 대표되는 정통성이 당내 경선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적통 논쟁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백제 발언’으로 더욱 뜨거워졌다. 이 지사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5000년 역사에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며 “이기는 카드에 중요한 건 확장력”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호남 불가론을 내세우는 거냐”고 반발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격화됐다.

주자들이 호남을 둘러싸고 논쟁을 하는 배경에는 민주당의 정치적 심장이라는 호남의 상징성에 있다. 호남은 대선 경선은 물론 전당대회 등 당내 주요 선거에서 바로미터 역할을 해 왔다. 특히 민주당 권리당원 80만명 중 30만명이 속한 호남은 대선 경선 때마다 구애작전이 펼쳐졌던 지역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6일 “호남 경선은 단순히 호남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남 민심은 민주당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대표적인 것이 2015년 2월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전당대회다. 당시 친노 대표주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는 박지원 후보의 ‘호남 홀대론’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여파는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호남 28석 중 23석을 국민의당에 내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친노·친문’도 민주당 적통의 빠질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노무현 정신’ 계승과 동시에 친문 지지를 얻는 것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대통령이 되는 필요충분조건이라는 것이다. 한 의원은 “민주당의 대통령들은 정권교체보다는 계승을 해 왔다”며 “계승하지 않은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적은 없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 적통 논쟁은 민주당 가치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인식도 저변에 깔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안철수 후보와의 경선에서 민주개혁 진영의 적통임을 내세웠고, 2017년 대선 경선에선 안희정 후보와 ‘친노 적통’을 두고 경쟁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적통 경쟁은 정당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가치 투쟁”이라며 “누가 더 적통인지를 잘 증명하느냐가 최종 후보의 정통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등 비상시국에 적통만 찾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원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적통 논쟁은 의미 있지만 모두 어려운 시절에 적통 논쟁을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적통 논쟁이 심화되는 데는 각 주자가 ‘친노·친문’임을 자임하지만 정작 자신만의 정체성은 증명하지 못한 것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참여정부 출신의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아웃사이더였지만 걸어갔던 길은 정통성이 있었다”며 “행태적으로는 비주류지만 가치적으로는 주류의 삶을 살았다”고 했다. 한 초선의원은 “후보들이 노 전 대통령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결국 자신만의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주자들 간 적통 논쟁은 극에 치닫는 모양새다. 이재명 지사는 “직접 들으시고 판단하라”며 (백제 발언) 인터뷰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또 이 지사 측은 흑색선전의 경우 당이 해당 인사를 제재한다는 내용을 후보 간 협약문에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은 “협약문에 넣자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며 “흑색선전인지 아니면 정당한 검증인지 팩트 확인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박재현 오주환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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