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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준표·김종인 설전, 아직 통합당 정신 못차렸다는 증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입씨름이 점입가경이다. 홍 전 대표가 공격하면 김 전 위원장이 되받아치는 꼴불견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했다는 27년 전 검사 시절 일까지 거론하며 김종인 흠집내기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설전은 미래통합당 미래 당권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에 다름 아니다. 김 전 위원장이 전국위원회에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추대될 경우 복당을 선언한 홍 전 대표는 통합당에 설 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 전 위원장이 ‘70년대생 경제 전문가 대선후보론’을 내세우며 홍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을 ‘2022년 대선 부적격자’로 선언한 마당이어서 김종인 체제에선 통합당 대선후보는커녕 복당마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통합당의 미래가 암울하다. 힘과 지혜를 모아도 궤멸적 패배를 맛본 보수 재건이 힘든 상황에서 한가하게 자리 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한번 멀어진 국민 마음이 더 멀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근본 원인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당내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은데도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 등이 대안 부재를 이유로 김종인 카드를 밀어붙인 데 있다. 21대 총선에서 조경태 최고위원을 제외한 현 지도부 전원이 낙선했다. 대다수 낙선한 현 지도부가 21대 국회를 이끌 지도부를 구성하는 건 난센스다. 당장 3선 고지를 밟은 통합당 의원 15명이 27일 모여 전국위 연기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 가운데 다수가 전국위 개최를 보류해야 한다는 쪽이다.

무엇보다 수순이 잘못됐다. 먼저 당선인대회를 열어 여기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비대위원장을 추대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다. 당선인대회 등을 거쳐 김종인 체제로 결론나면 김종인 체제로 가는 것이고 아니면 대안을 찾으면 된다. 총선에서 역대급 혹독한 심판을 받고도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이는 통합당에 기대를 거는 국민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아무래도 통합당은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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