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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민의 심판’ 운운한 최강욱 당선인의 억지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선인이 총선 이후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준 혐의로 기소된 최 당선인은 21일 첫 재판에 출석하면서 “윤석열 총장의 지시에 따른 정치검찰의 불법적이고 정치적인 기소로 법정에 간다”며 “시민들의 심판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면죄부를 받았다는 생각이냐는 요지의 질문에 “그건 지나친 말씀”이라고 일축했지만, 총선 결과를 강조함으로써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서 당선됐으니 무죄라는 취지라면 틀렸을 뿐 아니라 부적절한 발언이다. 비례대표 앞번호를 받아 당선됐다고 유권자들이 기소된 혐의를 용인한 것으로 보는 것은 비약이다. 선거와 재판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유권자들이 가치판단을 내릴 수는 있겠지만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심판자는 사법부다. 특히 입법부 당선인이 자기 재판과 관련해 시민의 심판을 운운하는 것은 사법부 권한 침해에 해당한다. 자중함이 마땅하다. 억울하다고 검찰과 사법부를 압박하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의회권력을 사유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의 주장이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가 조국 사태와 관련해 윤 총장 체제에 심판을 내렸다는 의미라 해도 작위적인 해석이다. 조국 사태 연루자 여럿이 낙천 혹은 낙마했고, 조국 사태는 선거전에서 여권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조 전 장관 지지를 표방했던 열린민주당은 3명의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다.

최 당선인은 지난 18일에도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며 검찰을 압박했다. 그의 억지 주장은 그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했던 현 정권에 누가 된다. 그 자신도 밝혔듯 재판에 성실히 임하는 게 옳은 길이다. 시작도 전인 21대 국회를 막말로 얼룩지게 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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