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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항공업 등 기간산업 지원 머뭇거릴 때 아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방점이 찍혀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부문이 한국 경제의 취약점인 데다 이번 사태로 궤멸적 타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당연하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로 가닥을 잡은 지금, 유동성 위기가 눈앞에 닥쳤는데도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부 지원 대상에서 빠지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대표적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곤경이 예사롭지 않다.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항공산업은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최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민간 항공업계는 V자형으로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상반기에만 49억 달러(약 6조2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됐다. 대한항공은 운송률이 10%도 안 돼 매달 여객 수입 이 6000억원이나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각국은 항공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대규모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은 14일 델타와 아메리칸에어라인(AA) 등 10개 항공사에 250억 달러(약 30조7000억원)의 긴급 자금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독일은 무제한 금융지원에 이어 세금 납부도 유예했다. 그만큼 많은 인원을 고용하는 데다 국내총생산(GDP) 비중도 큰 기간산업이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정부의 항공업 지원책은 최대 3000억원의 긴급 대출이 전부다. 이마저도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가 대상이다. 관련 부처도 문제를 알고 있다고 믿지만, 혹시 지원을 머뭇거리는 이유가 항공사들이 대기업이기 때문이라면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대주주의 모럴해저드(기강 해이)를 막는 방안도 정교하게 달아야겠지만, 지원 속도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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