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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성년자들의 디지털 성범죄 충격적이다

국민일보의 기획 시리즈 ‘성착취 텔레그램 n번방 추적기’(3월 10~13일자)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n번방은 사라지지 않았다. 단속을 피해 음지로 자리를 옮겼을 뿐이다. 충격적인 것은 ‘제2 n번방’에서 불법 성착취물을 유포해온 상당수가 미성년자라는 점이다. n번방에서 옮겨간 인터넷 채팅 메신저 ‘디스코드’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한 남성 10명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8명이 미성년자였다. 채널 운영자 중에는 만 12세 촉법소년도 있었다. 이들은 영상 1개당 1만~3만원의 대가를 받고 다운로드 링크를 전송하는 식으로 성착취물을 재유포했다. 거래 방식은 계좌이체나 문화상품권이었는데, 이들로부터 영상을 구입한 구매자 역시 미성년자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경찰은 디스코드 채팅방당 최대 수 천명이 가입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창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할 청소년들이 불법 성착취물 유포의 핵심 피의자들이라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고 개탄스럽다. 정부가 나서서 디지털 성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그렇게 강조했건만 이들에겐 마이동풍 격이었다. 이제라도 재발을 막아야 한다. 학교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동영상 하나 틀어주는 데서 그쳐선 안 될 것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사회 공동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명확히 인식시켜야 한다. 유포자뿐 아니라 구매자들도 첨단 과학수사를 통해 결국 검거된다는 점을 확실히 교육해야 한다. 실제로 문화상품권 등은 추적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어린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어른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 아이들이 누구를 보고 배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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