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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치 바꾸는 유권자의 힘 ③] 정책과 공약이 우리의 삶을 바꾼다

위성정당 앞세운 거대 양당 줄세우기정책 선거 실종 초래…꼼꼼히 살펴 무책임한 후보·정당 솎아내야

4·15 총선이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 정책과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 주요 정당들의 핵심 공약이 무엇인지 기억나는 게 거의 없을 정도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코로나19에 온통 쏠려 있는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정책 실종 사태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선거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총선을 진영 대결 구도로 몰고가는 바람에 정책과 공약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정당 TV토론회에 참여할 수 없다. 신문·방송·인터넷에 정책과 공약을 알리는 광고를 할 수도 없다.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영입한 인사들을 그곳으로 보내고 자신들은 비례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거법의 허점을 악용해 비례대표를 더 늘리는 데 눈이 멀어 당의 정책과 공약을 알릴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것이다.

두 정당의 관심은 온통 위성정당과 자신이 한몸이라는 걸 유권자에게 어떻게 알릴지에 쏠려 있다. 선거공보물, 피켓, 복장 등의 색상을 통일하고 공보물에 ‘우정 출현’하는 등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수법들로 위성정당 띄우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정책과 공약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정당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10대 정책(공약) 목록을 제출했지만 대부분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맹목적 대결을 부추기는 거대 양당의 외면, 유권자를 줄세우겠다는 오만에 정책 선거는 실종됐다.

선거에서 정책, 공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책과 공약은 그 정당의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편이자 약속이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기초연금 확대, 최저임금 대폭 인상, 군복무 단축 및 사병 월급 인상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뜬구름 잡는 것 같은 공약도 집권당이 되면 실행력을 얻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집권당이나 다수당이 되지 못하더라도 여당의 정책을 변화시키거나 입법화에 성공해 국민 개개인의 삶을 바꾸는 공약도 있다. 선관위 홈페이지나 선거공보물 등에 있는 정당의 정책과 공약을 꼼꼼이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공약 중에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거나 이행할 생각도 없으면서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공약(空約)’도 허다하다. 재원 조달 방안과 실행 로드맵이 현실성이 있는지, 이전 총선 공약 이행률은 어떤지 등을 살펴 무책임한 공약을 내건 정당이나 후보는 걸러내야 한다. 거대 양당에 묻혀 주목도가 떨어지는 소수 정당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당장은 불가능해 보이는 공약도 정치적 힘이 커지면 우리의 미래와 구체적인 삶을 바꿀 씨앗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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