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이 비례연합 독단 결정” 터져 나온 범진보 갈등

정개련 “ 양 원장 징계하라” 반발… 민주당측 “시간 촉박해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정치개혁연합(정개련)이 비례연합정당 협상 과정에서 양정철(사진) 민주연구원장이 독단적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는 등 진보진영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양 원장이 비례연합정당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뒤 범진보 진영의 의견을 두루 조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는 게 정개련 측 주장이다. 이들은 친문재인계 핵심인 양 원장이 친문 성향의 ‘시민을위하여’를 플랫폼으로 점찍어놓고 사실상 민주당 위성정당을 만들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정개련은 18일 서울 종로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원장을 협상 책임에서 교체하고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연합정당 성공을 위해 그 어떤 논의에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며 연합정당 참여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승수 정개련 집행위원장은 “협상 채널로 (더불어민주당의) 양 원장과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을 소개받았는데 그들은 매우 일방적이고 연합정신을 훼손하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조성우 공동대표는 “참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민주당 내 양 원장을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이 준동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협상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양 원장은 지난 13, 14일 전화를 통해 정개련 측에 ‘시민을위하여’와 18일까지 통합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16일 직접 만난 자리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17일 민주당이 ‘시민을위하여’ 등과 연합정당 협약식을 맺었다.

하 위원장은 “일방적인 시한을 정해 통합하라고 하고 자신들이 제시한 시한이 안 됐는데도 어제 갑자기 개문발차했다”며 “처음부터 ‘시민을위하여’로 정해놓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래당도 “집권여당의 위성정당 만들기로 전락해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반발했다. 녹색당은 “민주당은 폐쇄적이고 폭압적인 태도로 논의를 주도했다”고 비난하며 연합정당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시간이 촉박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개련이 플랫폼 통합 불가 원칙을 분명히 함에 따라 비례연합 참여를 지체할 시간이 없어 서둘러 창당 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라도 정개련이 함께해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해찬 대표는 관련 상황을 양 원장으로부터 하루 두 차례씩 보고받았고 17일 개문발차식 출범을 재가했다”고 덧붙였다.

추후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긴 했지만 협상 여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개련과는 의견이 조금 맞지 않는다. 그래서 같이 가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희종(오른쪽 세 번째) ‘시민을위하여’ 공동대표가 18일 국회에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 각 당 대표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당명을 ‘더불어시민당’으로 정하고, 21일까지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받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시민을위하여’는 기자회견을 열고 연합정당 당명을 ‘더불어시민당’으로 정하고 비례대표 후보 공모 및 영입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합정당에 참여한 가자환경당의 권기재 대표가 과거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넘겨져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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