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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뼈아픈 글로벌 리더십 부재… 코로나 후폭풍 더 커진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은 말할 필요도 없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직면한 최대 도전이다. 주요 주가지수들이 연일 자유낙하하는 데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수요 위축에 이어 금융 불안도 일으킬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다. 이번 사태를 해결할, 신뢰할 만한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 사태 후폭풍을 최소화하고 해결책을 찾는 국제적인 노력이 실종됐다. 가장 아쉬운 것은 미국의 지도력이다. 2008년 위기 때와 대조된다. 당시 미국은 G20(주요 20개국) 회의라는 공동대응 시스템을 만들었고, 각국 지도자들은 개방 경제를 유지하기로 결의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제한 없는 유동성을 공급했고 각국 정부는 동시다발적 경기 부양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는 실망을 넘어 충격이다. 처음에는 코로나19의 위험을 의도적으로 과소평가하더니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유럽 동맹국과 상의 한번 없이 유럽발 입국 금지를 발표했다. 지난 11일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여행객 입국뿐 아니라 무역과 화물까지 중단하겠다고 언급해 다음 날 다우지수가 33년 만에 최대로 폭락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화물과 무역 중단’이라는 언급은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을 불렀던 보호무역주의와 경제 블록화의 악몽을 연상시켰다. 미국뿐 아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도 얼마 전 교체돼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레임덕으로 정치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도 불운이다.

대외 개방도가 높은 한국에는 ‘산 넘어 산’이다. 하지만 정부가 글로벌 리더십 부재를 탓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정치외교적 앙금은 제쳐놓고 중국 일본 등 이웃 국가와의 코로나 공조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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