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사실상 원톱 선대위 권한 요구, 황교안이 수용할까

김 “다른 인사와 회의… 맡을 마음 없다” 통합당 “전권 주면 역효과” 우려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11일 미래통합당의 부산 지역 경선 후보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갑을 포함한 수도권 7개 지역구 경선 결과를 후보 측에 통보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막판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고 있다. 통합당은 김 전 대표를 당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키로 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순조롭지는 않다. 관건은 과거에 보수와 진보 진영을 오가며 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김 전 대표에게 얼마나 강력한 권한이 주어질지 여부다.

김 전 대표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통합당에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무슨 선대위원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으로선 마음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회의해서 선거운동을 하는 방식으로는 할 수 없다. 이것 말고 다른 문제도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가 사실상 ‘김종인 원톱 선대위’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에선 김 전 대표에게 전권을 줄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김 전 대표가 워낙 자기 주도로 선거를 끌고 가는 스타일”이라며 “거의 마무리된 공천 결과를 뒤집겠다고 하면 큰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가 이미 확정된 공천 결과에 손을 댈 경우 ‘물갈이 공천’의 효과를 깎아버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최근 황 대표로부터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제안받으면서 일부 공천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선거 사령탑을 맡았을 때 김 전 대표는 친노무현계 좌장 격인 이해찬 의원을 컷오프시키는 등 파격적인 결정을 주도했다.

황 대표 입장에선 김 전 대표의 공천 관련 요구를 받아들일 방법도 마땅치 않다. 당 최고위가 공천 재의 요청을 할 순 있지만 공관위원 3분의 2 이상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과를 바꿀 수 없다.


그럼에도 통합당 내부에선 김 전 대표가 총선 승리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 이후 이른바 태극기 세력과의 연대 논의 과정에서 김 전 대표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황 대표와 강경 보수층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통합당의 탄핵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는 취지다.

황 대표로선 김 전 대표 역할이 커지면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맞붙은 서울 종로 선거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통합당은 12일 최고위에서 김 전 대표 영입 방안을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황 대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되 선거 공약과 전략, 메시지 등에 실질 권한을 쥐는 상임선대위원장은 김 전 대표에게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다”며 “김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날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 서대문갑 경선 결과 이성헌 전 의원이 본선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 지역 현역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6번째로 맞붙게 됐다. 이 전 의원은 16, 18대 총선에서 이겼고 우 의원은 17, 19, 20대 총선에서 승리했다.

김경택 김용현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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