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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규모 집단감염 속출, 긴장 늦출 때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조짐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 당국자들뿐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한국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내 확진자 수가 9일 0시 현재 7382명으로 전날보다 248명 늘었다. 연일 400명을 넘던 확진자 증가 폭이 200명대로 떨어진 건 2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감염 확산의 중심이었던 대구·경북 지역과 신천지 집단에 대한 공세적 검사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원인에서 비롯된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긴장을 늦출 국면이 전혀 아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사례들이 산발적이고 소규모에 그쳤지만 언제든 대규모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방역 당국의 과제는 새로운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 감염 경로를 찾아 발본색원하고, 이동 경로를 추적해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소규모 감염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 방역 역량을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을 지원할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요양원 같은 집단시설 내 감염을 차단하는 선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축해 놓은 자가격리나 예방수칙 준수 등의 방역 기제를 약화시키지 않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시민사회의 방역망이 허술해지면 지역 확산을 저지해 오던 두꺼운 둑이 무너지는 격이 된다. 지치고 힘들겠지만 시민들이 마음을 다잡도록 당국이 격려해 나가야 한다.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성급한 낙관론을 펴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은 극히 경계해야 한다. 국민 건강과 생명이 걸린 방역 문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 샴페인을 일찍 터트리는 일은 피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대응할 비상대책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서둘러도 좋을 것이다. 우리와 인적, 물적 교류가 많은 서유럽이나 미국에까지 감염병이 창궐할 경우 이미 허약해진 우리 경제가 받을 악영향의 정도는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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