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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타다’ 좌초… 정부도, 국회도 혁신 논할 자격 없다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모빌리티 혁신을 표방한, 렌터카를 이용한 차량 호출서비스인 타다는 1년여 만에 사라지게 됐다. 타다 서비스 중단의 의미는 가볍지 않다. 먼저, 원천 기술 개발이 없다는 점에서 타다 서비스가 혁신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이런 논리라면 공유숙박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나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도 혁신이 아니다. 이미 개발된 원천기술이나 서비스 혁신을 ‘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공통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주목받는 대부분의 ICT 기업 혁신이 이런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다.

백 보 양보해 타다가 혁신이 아니라고 해도 이용자가 170만명에 이르고 서비스 만족도도 높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 타다 출범 후 불친절하고 불결했던 한국의 택시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타다가 상당한 사회적 편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방증들이다. 타다가 그동안 택시업계가 간과했던 고객의 필요(니즈)를 제대로 읽었고 충족시켰음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는 물론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가 이처럼 편익이 증명된 기술이나 서비스의 싹을 자른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입법부가 스스로 만든 법을 부정하는 황당한 선례도 남겼다. 1심 법원은 지난달 19일 타다를 ‘합법적인 렌터카 서비스’로 인정했다. 그런데 사법부가 합법성을 인정한 법을 그 법을 제정한 입법부가 2주일 만에 스스로 부정했다. 이해관계자가 반대하면 언제라도 법이 바뀔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국내 기업이든 외국기업이든 새 사업이나 투자를 한국에서 하려 하겠느냐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된다. 법안의 흠결도 심각하다. 개정안은 승합차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이거나 항만인 경우에만 기사를 알선할 수 있도록 했다. 타다 영업금지를 꼭 집어 겨냥한 법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법률의 1차 요건인 일반성과 보편성에 어긋난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법 통과를 밀어붙인 건 총선을 앞두고 타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의 표를 의식한 탓이다. 목소리 큰 집단의 힘에 눌려 정부는 물론 국회도 과거 지향, 기득권 편향을 노골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을 12차례나 언급했다. 앞으로 정부가 혁신과 규제개혁을 강조할 때 그 진정성을 믿을 국민과 기업은 별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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