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42일 앞두고 던진 ‘선거의 여왕’ 전격 메시지

민주당 “자중하고 죗값 치러야” 통합당 “총선 승리로 보답할 것”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일인 2018년 4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재판을 규탄하는 모습. 박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윤성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발표한 옥중 서한은 총선에 사실상 본격적인 개입을 하겠다는 선언이다. 탄핵 이후 처음으로 나온 정치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갈수록 첨예한 진영 대결이 불가피한 총선을 앞두고 나온 자필 메시지가 총선 정국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나온 박 전 대통령 메시지가 득표율에 어떻게 작용할지를 두고 각 정당이 셈법 계산에 나선 모양새다.

박 전 대통령은 서한을 통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달라”고 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중도성향 인사들이 합류한 미래통합당이 보수 우파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이른바 ‘태극기 세력’으로 불리는 강경보수까지 무게를 실어 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따라 통합당으로서는 상당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합당은 황교안 대표 명의 입장문까지 발표하며 “총선 승리로 국민께 보답하겠다”고 즉각 환영했다. 황 대표는 “오랜 고초에 시달리면서도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그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서신”이라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총선 승리를 향해 매진해 오늘의 뜻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도 “의로운 결정을 해주셨다. 야당이 뭉쳐야만 자유민주주의 위협 세력에 맞서나갈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김무성 의원도 “크게 환영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박 전 대통령 말씀대로 대한민국을 위해 지금은 서로 힘을 합칠 때”라고 밝혔다.

새로운보수당 출신 인사들도 보수 분열보다는 통합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했다. 새보수당 출신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좀 더 포괄적인 메시지를 내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결과적으로 보수진영의 결집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유승민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안철수계 등 보수 통합에 참여하지 않은 진영은 부정적이다. 이승훈 국민의당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평가는 이미 끝났다. 수감된 입장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범여권은 박 전 대통령 메시지를 ‘총선 개입’ ‘정치적 선동’으로 규정하고 “자중하고 탄핵에 대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비판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통합당이 박 전 대통령의 정당이고, 적극적으로 총선에 개입하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마치 억울한 정치인인 양 옥중 선동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의 탄핵 결정을 부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진영 대결 구도가 선명해지겠지만, ‘박근혜 대 문재인’ 구도의 소환이 악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김정현 민생당 대변인도 ‘정치적 망발’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추종세력을 규합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고도로 기획된 정치공작성 발언”이라며 “자숙하고 근신해도 모자랄 판에 정신 못 차리고 정치적 망발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니 죗값을 치르려면 아직 멀었다”고 논평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이제까지 숨죽이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이 고개를 슬그머니 내미는 것을 보니 국회에서 정쟁을 일으키고 발목만 잡는 통합당이 탄핵 이전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간 듯하다”고 꼬집었다.

심희정 신재희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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