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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 위기 와중에 도발한 북한

북한이 2일 강원도 원산 지역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발사체를 쏜 것은 올들어 처음이고, 지난해 11월 28일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한 이후 95일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식 축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북한과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제안한 이튿날 도발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문 대통령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문 대통령이 9·19 군사합의를 거론하며 “역사적인 군사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가자”고 요청한 데 대해서도 그럴 의지가 없음을 대놓고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발사체 도발은 북·미 비핵화 회담이 막힌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제재 장기화로 인한 민심 동요 가능성을 차단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착된 남북 관계를 뚫을 기회를 도발로 응수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무엇보다 한국 국민이 유례 드문 보건 위기를 맞은 때 안보 불안까지 가중시킨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러면서도 남한을 향해 더욱 과감하게 관계 개선에 나서라고 요구할 수 있겠는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관계부처 장관 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북한의 행동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은 최근 3월에 실시하려던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훈련 취소는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한·미의 고려가 있었음을 북한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이날 도발을 더더욱 비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북한이 주변국들의 이런 노력과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감안해 더 이상의 도발을 포기하고 남한 및 주변국들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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