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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긴급명령권 발동해서라도 격리 병상 획기적으로 늘려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대 타격을 받은 대구의 상황은 지금 심각하다. 의료 인력이 부족한 데다 장기간 격무로 이들의 피로도도 심하다. 진단키트, 방호복 등 의료 물자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 최대 문제는 병상 부족이다. 1일 오전 현재 확진 환자 2569명 중 898명만 입원했다. 65%에 이르는 나머지 확진자 1600여명은 집에서 대기 중이다. 확진을 받았지만, 병실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가 벌써 2명이다. 치료도 한번 못 받고 죽은 것이다. 대기 중인 환자나 가족들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고열 증상 등으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으려고 해도 ‘신천지 교인이거나 해외 여행력이 없으면 지금은 검사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대구에서 목숨 건지려면 신천지 교인이라고 거짓말해야 하나’라는 자조섞인 한탄까지 나온다고 한다.

대구 의료시스템은 부분적으로 붕괴했다고 보는 게 맞는다. 게다가 매일 수백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그 대부분이 대구에 집중된다고 보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 일이다. 그런데 권영진 대구시장이 다급해서 이리저리 뛰는 모습만 보일 뿐 중앙정부의 움직임은 조용하기만 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금 단계에서 방역의 초점은 감염자 증가 속도를 늦추고 사망자를 줄이는 데 둬야 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체육관이나 전시장, 공무원 교육시설 등 대규모 공간을 임시병원이나 격리·치료시설로 전환하는 게 시급하다. 그나마 중앙재난안전본부가 경증 환자를 지역별로 선정되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해 치료하기로 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경증 환자에 대해선 자가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사실상 의료 방치라는 비난이 나오자 방침을 바꾼 것이다.

그렇지만 대구의 경우 수용인원이 160명 밖에 안 되는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을 전환해 이용한다고 한다. 이미 대구 확진자만 3000명에 육박하는 데 이걸 대책이라고 내놨다. 정부의 방역 대책이 매번 이렇다. 문제가 생기면 조금 손질하고 땜질 처방을 내놓는 일의 반복이다. 전문가들이 체육관이나 대형 전시장, 호텔도 전환해야 한다고 한 이유는 개조가 쉽고 훨씬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병상과 격리·치료시설의 획기적 증설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는 중앙정부만이 할 수 있다. 이런 조처를 하라고 전염병 대응단계를 ‘심각’으로 올리고 긴급명령권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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