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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에 떠넘긴 중국인 유학생 방역… 정부는 어디 있나

국내 대학으로 유학 온 중국인 학생들이 개학을 앞두고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 전체 7만여명 중 입국하지 않은 중국인 유학생은 3만8000여명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 가운데 1만9000여명이 이번 주부터 3월 말까지 한 달여간 입국할 예정이다. 교육부 지침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들을 최소한 2주간 기숙사에 격리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여유’를 가진 대학은 극소수다. 기숙사가 부족한 대부분 대학은 유학생이 원룸과 하숙집 등에 머무는 것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원룸 등에 있는 유학생에게 자가격리 지침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도 우습지만 일부 유학생은 노골적으로 반발한다고 한다. 교육부는 대학들에 중국인 유학생들을 ‘특별관리(보호)’할 것을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을 통해 집단 감염이 일어나면 그 피해도 책임도 대학이 다 져야 할 판이다.

사태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은 데 대한 정부 책임을 여기서 따지자는 게 아니다. 그 문제는 제쳐놓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유학생 방역 대책을 각 대학에 떠넘기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지난 주말부터 전면 확산단계에 들어선 코로나19의 고삐를 잡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설사 어렵게 확산 강도를 늦추더라도 내달 중순 이후엔 ‘중국인 유학생 변수’와 맞닥뜨려야 한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에서 온 유학생과 국내 대학생들이 같은 공간에서 수업하고 생활하게 된다. 대학이 바이러스 집단배양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억측이 아니다. 정부가 어렵지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이번 학기엔 휴학하되 언제든 재수강하게 한다든지, 현지에 머문 채 온라인 수업으로 모든 강의를 대체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드는 비용은 당연히 정부에서 부담해야 할 것이다.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황에서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돼 있다. 개별 기업이나 학교가 알아서 대응하도록 하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 이럴거면 정부는 왜 있는 거냐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이런 큰 문제에 관한 결정을 떠안아 해결책을 내놓는 게 정부의 본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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