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세리에A 인테르 밀란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중원 지휘자’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영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와 알렉시스 산체스를 영입한 인테르는 이달 들어 미드필더 빅터 모지스, 수비수 애슐리 영에 이어 에릭센까지 품에 안으면서 EPL 축소판 같은 선수단을 구성했다. 인테르는 EPL 출신들의 활약에 힘입어 10년 만의 세리에A 패권 탈환을 꿈꾸고 있다.
인테르는 29일(한국시간) 에릭센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에릭센은 2013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해 7시즌째를 소화하면서 69골 8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EPL 최고 수준의 플레이메이커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지난시즌 후 계속된 이적설에 오른 에릭센은 올 시즌 토트넘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고 구단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인테르는 지난 시즌 폐막과 동시에 EPL 출신 감독·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첼시 사령탑 출신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 지휘권을 맡겼고 지난해 8월 맨유 공격수 루카쿠와 산체스로 공격진을 보강했다.
인테르의 EPL 멤버 수집은 끝이 아니었다. 올들어 지난 18일 영(맨유), 24일 모지스, 5일 후 에릭센을 차례로 끌어왔다. 10여일 만에 3명의 프리미어리거 출신들이 인테르의 부름에 응한 것이다. 모지스는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왔지만, 콘테 감독이 첼시 사령탑 시절에 ‘애제자’로 중용되는 등 선수 이력 대부분을 EPL에서 쌓았다.
EPL 군단의 영입 효과도 적지 않다. 특히 맨유에서 외면당한 루카쿠는 인테르에서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올 시즌 21경기에서 14골을 넣어 득점 3위를 달리는 중이다. 영은 이적 후 첫 경기인 지난 27일 칼리아리와의 리그 경기에서 환상적인 크로스를 선보이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인테르(승점 48)는 선두 유벤투스(승점 51)에 불과 승점 3점 차로 2위까지 치솟았다. 기세만 보면 2009-2010시즌 이후 10년 만의 리그 우승 가능성이 없지 않다.
에릭센은 다음 달 3일 열리는 우디네세와의 세리에A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데뷔할 예정이다. 에릭센은 이날 “인테르에 합류해 기쁘다. 팬들에게 빨리 나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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