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사진) 주미대사는 21일(현지시간) 우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남북협력 사업과 관련해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것은 남북철도 연결 사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의 큰 원칙은 국제 제재의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해보자는 것”이라며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이라는 이유로 뒷짐 지고 기다릴 수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협력 사업 추진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남북 간의 선순환적인 효과를 끄집어내서 남북 간 협의로 가는 것이 북·미 협상을 재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본다”면서 “합리적이고 올바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미국은 남북 간 협력이 비핵화에도 도움이 되고 북·미 관계 개선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한 적이 없다”며 “아직도 그런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북한 개별관광 등의 사안을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선 “제가 알기로는 어떤 것도 미국이 이건 안 된다 해서 거절한 것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워킹그룹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입장은 현상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도 그것(개별관광)이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는 의견과 자료를 갖고 협의하고 있다”며 “(워킹그룹 협의) 대부분은 정해진 시간대로 한·미 간 협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입장에서는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에서 그런 얘기(제재 해당 논란)가 없도록 사전 준비하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단계를 거치는 것이고 다소 불편한 점은 있지만 효율적으로 의견을 교환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해선 “협상 중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양국 대표단이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우리 근로자들의 고용 문제도 있고 하니 2월까지는 매듭지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타임 테이블을 갖고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사는 정부가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의 호르무즈해협 독자 파병을 결정한 데 대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전달받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또 “이란의 입장도 도외시할 수 없었다”면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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