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 구상을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0’ 개막 전날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인간 중심 초연결 사회로 변신한 미래도시 구상을 직접 발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하늘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상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모빌리티 환승 거점(허브)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현대차의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 나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퍼런스 직후 기자들을 만난 정 수석부회장은 “UAM 상용화는 2028년쯤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국내의 경우 법규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이야기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UAM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PBV는 도로 위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두 종류의 스마트 모빌리티는 미래도시 전역에 설치될 허브와 연결돼 모빌리티 생태계를 형성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의 2대 사업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현대차의 중장기 혁신 계획 ‘2025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허브는 UAM과 PBV를 연결하는 구심점으로 새로운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게 된다. UAM은 개인용 비행체(PAV)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를 결합한, 하늘을 이동 통로로 하는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PAV를 활용해 활주로 없이도 도심 내 비행이 가능해진다. 허브 최상층에 위치한 이착륙장을 이용하게 된다.
PBV는 설계에 따라 이동 중 카페, 병원 등 맞춤형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도심형 친환경 모빌리티다. 허브 1층에 위치한 도킹 스테이션에 결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날 최초로 PAV 콘셉트 ‘S-A1’과 PBV 콘셉트 ‘S-Link’ 그리고 허브 콘셉트 ‘S-Hub’를 공개했다. S-A1의 경우 전기 추진 방식의 수직이착륙 기능을 탑재하고 조종사 포함 5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상용화 초기에는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지만, 자동비행기술이 안정화된 이후부터는 자율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PAV 콘셉트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됐다. 업계는 2023년쯤 PAV 시범단계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7일부터 열리는 CES 2020 전시관에서 S-A1을 실물 크기로 공개할 예정이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에릭 앨리슨 우버 엘리베이트 총괄은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UAM 분야에서 우버의 첫 번째 파트너로 고객들이 안전하고 저렴하게 비행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매우 빠르고 훌륭한 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현대차의 제조 역량과 우버의 기술 플랫폼이 힘을 합치면, 도심 항공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심리, 도시·건축, 디자인·공학, 교통·환경, 정치 등 각 분야 글로벌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한 ‘인간 중심의 도시 자문단’을 구성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직접 발표에 나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정 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경쟁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강점과 약점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단정적으로 얘기하긴 어렵다”면서 “(업체마다) 각자의 전략이 있어서 4~5년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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