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가 미국은 향후 북·미 협상에서 북한의 안전보장과 핵 프로그램을 맞교환하기 위해 북한을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보장을 카드로 제시해 북한이 북·미 협상에 더욱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데이비드 스틸웰(사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6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북·미 협상과 관련해 스틸웰 차관보는 “우리는 북·미 협상을 풀어가면서 그것들(북한의 안보 이해)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런 과정이 60년이 넘었다”면서 “(문제가) 바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과거보다는 분명히 나은 궤도에 있다”며 “그들(북한)이 대화에 나섰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이 계속 대화에 나서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이 최근 시리아 사태와 북한의 안전보장 문제를 연결시켜 질문하자 그는 “나는 이 분야를 1980년에 시작해 북한을 들여다보고 추적하고 이해하려고 시도했다”면서 “북한이 생각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라고 답했다. 스틸웰 차관보가 언급한 ‘한 가지’는 문맥상 북한의 안전보장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스틸웰 차관보는 북한이 내놓은 다른 제안들은 상황을 산만하게 만들거나 지렛대로 쓰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미국의 안전보장과 성공적으로 맞바꿀 수 있다고 어떻게든 설득해야 한다”며 “이것이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그들을 덜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한 그는 청문회에 앞서 서면으로 제출한 자료에서 “(대북) 제재는 유효하다”고 재확인했다.
북한은 생존권과 발전권을 내세우면서 미국에 안전보장과 제재 완화를 동시에 요구하는 상황이다. 북한 외무성은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다음날인 6일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미국이) 완전히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압박했다. 대북 제재는 유지하면서도 안전보장 문제를 먼저 논의하자는 스틸웰 차관보의 제안에 북한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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