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적인 문화무크지 ‘언유주얼(an usual)’이 창간됐다. 소설플랫폼 판다플립을 운영해 온 스튜디오봄봄과 카카오페이지의 공동 프로젝트다.
문예지나 무크지가 쇠퇴일로인 가운데 주목되는 시도다. 스튜디오봄봄 대표이자 언유주얼 공동 편집장인 이선용(39)씨는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자기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년들이 애호할 만한 잡지가 별로 없다는 데서 출발했다”며 “언유주얼이 ‘힙’한 것을 추구하는 20대들에게 그야말로 ‘핵인싸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언유주얼은 20대를 주요 독자층으로 문학, 음악, 미술 등 문화 전반을 다룰 예정이다. 이름은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달 말 서점에 배포될 창간호 키워드는 ‘핵인싸: 여기가 안인가?’다. 핵인싸는 핵과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로 집단 안에서 주류가 되는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20대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 중 하나다.
영화감독 전고운, 의사 남궁인, 소설가 김혜진 등이 핵인싸에 대한 글을 썼다. 춤추는 약사로 유명한 유튜버 고퇴경씨를 비롯해 아나운서 주시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작가 백세희 등 SNS에서 화제가 되는 이들이 다수 등장한다. 120쪽 분량에 29명의 글이 수록됐다.
글은 보통 1장을 넘기지 않는다. 대신 글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편집장이 김희라(29) 공동 편집장과 함께 젊은 독자들이 좋아할 콘텐츠, 디자인에 대해 고민한 결과다. 내용적으로는 휴머니티(humanity)를 지향한다. “인싸(인사이더)나 아싸(아웃사이더)나 불안하고 외로운 것은 마찬가지인데, 그걸 푸는 방식이 다를 뿐”(전고운의 ‘나의 친애하는 인싸들’ 중)이라고 한다.
다음 달 말에 나올 2호의 키워드는 ‘가성비’, 7월 말에 나올 3호의 키워드는 ‘준비생’으로 잡고 있다. 모두 20대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나 사회적 상황과 관련 있다.
그는 “독자들이 언유주얼 다음 호를 기다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문학을 좋아한 이 편집장은 은행에서 일하다 2014년 김희라 편집장과 판다플립 공동창업 후 2017년 스튜디오봄봄 공동창업자로 참여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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