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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먹구름’ 벗어난 트럼프… 동맹에 더 고압적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초부터 자신을 짓눌렀던 ‘러시아 스캔들’(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캠프와 러시아 측의 내통 의혹)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22개월 동안 이 사건을 수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은 트럼프 캠프의 유죄를 입증할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찾아내지 못했다.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캠프 측이나 이와 관련된 인사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 정부와 공모하거나 협력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혐의인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 범죄에 대해서는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범했는지 결론 내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죄임이 밝혀진 것도 아니다”고 썼다. 뮬러 특검이 끝났지만 다른 연방기구와 뉴욕주, 의회 조사팀이 트럼프 재산과 사업상 부정행위를 쫓고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를 기소하거나 탄핵할 동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행정부를 짓눌러온 가장 어둡고 불길한 구름에서 거의 벗어났다’고 논평했다.

뮬러 특검이 성과 없이 종료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파란불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를 기득권 세력의 ‘마녀 사냥’이며, 자신은 진보 세력의 희생양이라고 말해 왔다. 트럼프의 주장이 힘을 받게 됐다. 트럼프 지지층이 더욱 단단히 결집할 것이다.

초미의 관심은 더 강력해진 트럼프가 글로벌 경제와 대외 안보 현안에 미칠 영향이다. 실무 행정부처는 물론 의회와도 따로 노는 ‘트럼프 백악관의 예측 불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공산이 크다. ‘미국 우선주의’ 기치 아래 보호무역과 동맹의 안보 분담 확대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에 미국이 더 고압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단기 성과를 노린 ‘벼랑끝 전술’을 편다면 역풍에 직면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가 재선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대미 경제·안보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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